‘7회 3구 교체’ 후 또 무너진 불펜..김재웅, 어떻게 써야 최선일까

안형준 2023. 5. 16. 22: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척=뉴스엔 안형준 기자]

최선의 활용법은 무엇일까.

키움 히어로즈는 5월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키움은 1-4 패배를 당했고 2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키움 선발 최원태와 두산 선발 최원준은 나란히 퀄리티스타트 호투를 펼쳤다. 최원태는 4회 양석환에게 2점포를 내줬지만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최원준은 6회 1점을 내주며 6이닝을 1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1점차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8회초 양의지가 솔로 홈런을 쏘아올려 승부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추격하던 키움 입장에서는 맥이 빠지는 실점이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호투하던 최원태가 7회 2사 후 유격수 김휘집의 실책으로 2사 2,3루 위기에 몰리자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주부터 경기 후반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 투입하는 것으로 기용법을 바꾼 '전직 마무리' 김재웅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재웅은 3구만에 박계범을 땅볼처리해 급한 불을 껐다. 홍원기 감독이 기대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단 공 3개만을 던진 김재웅의 역할은 7회로 끝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8회초 마운드에 김재웅이 아닌 김동혁을 올려보냈다. 김동혁은 양의지와 10구 승부 끝에 홈런을 얻어맞았고 양석환을 삼진처리했지만 허경민과 로하스에게 연속으로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고 강판됐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양현은 8회를 추가실점 없이 막았지만 9회 1점을 내줬다.

홍원기 감독이 김재웅의 보직을 바꾼 것은 많은 일이 일어나는 7,8회에 불펜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7,8회 계투진이 무너지면 키움은 가장 강한 불펜 카드인 김재웅을 기용도 해보지 못하고 패할 수 밖에 없다. 홍원기 감독은 그런 상황을 피하고자 김재웅으로 7,8회에 발생하는 급한 불을 끈 뒤 9회를 임창민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가장 강한 투수를 가장 위험한 상황에 기용한다는 논리로 몇 년 전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했던 '밀러 타임'과 비슷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키움은 김재웅이 마무리 자리를 떠나 등판한 4경기에서 1승 3패를 기록했다.

지난 9일 LG전에서는 김재웅이 8회 2점포를 얻어맞으며 2점차 리드를 잃었고 연장 승부 끝에 패했다. 11일 LG전에서는 팽팽한 1점차 승부에서 8회를 무실점으로 지켰지만 승패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12일 NC전에서는 8회 선발 안우진이 만든 위기 상황을 이어받아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팀의 끝내기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날은 공 3개만을 던졌고 경기 흐름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11,12일 연투 때는 의미가 있었다. 11일에는 비록 패했지만 추가점수를 주지 않으며 중요한 이닝을 막아냈고 12일에는 팀 역전승의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 기용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홍원기 감독은 7,8회를 막아줄 투수가 없다는 고민 끝에 김재웅의 보직을 이동시켰다. 하지만 김재웅은 이날 8회도 아닌 7회에만 공 3개를 던졌을 뿐이었다. 7,8회 2이닝 고민에 대한 해결책으로 선택한 김재웅을 민을 단 0.1이닝 만에 교체한 것이다. 결국 이는 '8회를 막아줄 투수가 없다'는 문제로 이어졌고 이는 그대로 패배로 이어졌다. 김재웅이 8회까지, 혹은 8회 2사까지만이라도 추가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물론 김재웅은 전문적인 '멀티 이닝' 투수가 아니다. 멀티 이닝을 던져본 경험은 있지만 많지 않다. 홍원기 감독 입장에서도 아직 시즌 초반이고 이날 경기가 일주일의 시작인 화요일 경기였다는 점이 김재웅에게 많은 아웃카운트를 맡기기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담으로 의도한 바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7,8회 불펜 붕괴'라는 결과를 다시 받아든다면 결국에는 변화를 주지 않은 것과 다르지 않은 상황이 된다. 홍원기 감독은 고심 끝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지만 현재 성적표는 겨우 '성공율 50%'의 작전에 그치고 있다.

승부처로 판단한 순간에 김재웅을 기용하고도 패하는 경기가 계속 쌓인다면 이는 김재웅을 써보지도 못하고 패하는 것보다 더 좋지 않은 흐름이 될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김재웅을 활용하는 작전은 키움의 '필승 카드'가 아니다.

이왕 던진 승부수라면 김재웅을 더 확실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과연 김재웅의 '최선의 활용법'은 무엇일지 홍원기 감독의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사진=김재웅/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