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中 더 난리났다…일주일만에 455만장 팔아치운 비결은
K팝 그룹 세븐틴의 미니 10집 ‘FML’이 일주일 만에 455만214장(한터차트 기준) 팔렸다. 수치가 공식 집계되기도 전부터 소속사 플레디스도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단다. 2020년 2월 이후 견고하던 방탄소년단 정규 4집의 337만여 장 초동(발매 첫 주 판매량) 기록을 깼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 그룹의 앨범 판매량은 계단 오르듯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해 5월 정규 4집(타이틀곡 ‘핫’) 초동이 206만장에 달했는데 1년 만에 또 두 배를 넘겼다. 올해 데뷔 8주년을 맞는 세븐틴의 성장 서사엔 여전히 끝이 없다.
플레디스 창업자이자 총괄 프로듀서인 한성수 마스터 프로페셔널(MP)도 뿌듯함을 감추지 않으며 입을 뗐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만난 그는 “세븐틴 멤버들의 역량이 크다. 워낙 좋은 친구들인데다 그들끼리 좋은 에너지를 만들고 긴 시간 활동하는 건 회사로선 축복”이라고 말했다.
먼저 엔데믹과 함께 공연 시장이 살아나면서 짜릿한 군무와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많아졌다. 지난해 북미·아시아 지역을 돌며 총 34회의 공연으로 누적 61만여 명과 대면했다. 현장의 열기가 팬덤 확장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만 과거 발매된 앨범 100만여 장이 팔려나갔는데, 소속사는 신규 팬 증가의 방증으로 해석한다.
2017년부터 꾸준히 제작 중인 자체 예능 콘텐츠 ‘고잉 세븐틴’ 또한 국내외 팬 유입 창구 기능을 톡톡히 했다. 이 예능은 ‘K팝계 무한도전’이라 불릴 만큼 멤버들의 친근하고 웃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초창기부터 중국어를 포함한 각국 자막을 제공한 것도 주효했다고 본다. “세븐틴 데뷔 당시 그룹 ‘엑소’가 중국에서 굉장한 인기였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시장이었죠. 데뷔 이래 중국에서 공연은 한 번도 못 했어요. 그래도 중국 팬들이 콘텐츠 자체를 높이 평가해주시는 것 같아요. 여러 규제 탓에 예측·분석이 어렵지만 지난해부터 폭발적인 유입이 있었다고 봐요. ”
물론 K팝 음반 판매량은 ‘랜덤 포토카드’ 등 마케팅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다. 그렇다고 공감 가는 음악과 한계를 뛰어넘는 퍼포먼스의 힘을 간과할 순 없다. 이번 음반은 메가 크루 퍼포먼스를 선보인 ‘손오공’, 방황하는 삶에 대한 위로를 담은 ‘F*ck My Life’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데뷔 때부터 프로듀싱·안무 등에 적극 참여하며 자체제작 아이돌로 불린 만큼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세븐틴의 무기다.
팀 내 다양한 유닛을 발굴하는 것도 프로듀서의 역할이다. 세븐틴의 그룹명은 ‘13명의 멤버, 3개의 유닛(힙합·보컬·퍼포먼스), 하나의 팀’이라는 뜻. 다인원인 만큼 데뷔 때부터 멤버를 다양하게 조합한 유닛 활용을 적극 기획했다. 유닛은 팀의 저변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10여년 전 독보적인 ‘B급 감성’과 밝은 에너지로 인기를 끈 걸그룹 애프터스쿨 산하 3인조 유닛 ‘오렌지캬라멜’(레이나·나나·리지)을 발굴했었다. 세븐틴에도 그 명맥을 잇는 유닛이 있으니 ‘부석순’(승관·호시·도겸)이다. 올해 2월 발표곡 ‘파이팅 해야지’로 국내 주요 차트를 휩쓸었다. 이 셋은 데뷔 전부터 죽이 잘 맞아 함께 개그 콩트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억지로 만든 게 아닌 자연발생적인 유닛이에요. 멤버들 표현을 빌리자면 ‘웃기지만 우습지 않은’ 콘텐츠죠. 출근길에 힘내라는 내용의 곡과 퍼포먼스인데, 유쾌하면서도 실력이 받쳐주니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서른살에 연예계 일을 배우고 싶다며 SM에 무작정 찾아갔을 땐 지금의 모습은 상상도 못 했죠. 훌륭한 가수를 만들어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은 있었지만요. 플레디스는 앞으로도 대체 불가한 아티스트를 위한 레이블이 됐으면 해요. ‘별의 무리’라는 플레디스의 뜻처럼, 개성 있는 이들이 모여 밤하늘 은하수처럼 큰 흐름이 되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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