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두산 투수, 이대로 선발 대박 꿈 끝나나… 낭만적인 역대급 신인 투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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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서 뛰어 KBO리그 팬들에게도 친숙한 크리스 플렉센(29‧시애틀)은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 가시권에 들어온 시애틀이 선발 투수들을 영입했고, 여기에 메이저리그 콜업을 준비하고 있던 어린 선수들이 로테이션에 들어오면서 플렉센의 자리가 애매해졌다.
결국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플렉센은 마지막 기회를 잡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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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산에서 뛰어 KBO리그 팬들에게도 친숙한 크리스 플렉센(29‧시애틀)은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경력에서 최고 대박을 칠 수 있는 기회다. 나이를 고려하면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2021년 시애틀과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플렉센은 2022년 시즌 중반까지 선발로 뛰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 가시권에 들어온 시애틀이 선발 투수들을 영입했고, 여기에 메이저리그 콜업을 준비하고 있던 어린 선수들이 로테이션에 들어오면서 플렉센의 자리가 애매해졌다.
사실 시장에서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의 가치 차이는 크다. 불펜 투수의 최고액이라고 해봐야 1억 달러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지만, 검증된 선발 투수들은 연간 2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플렉센도 이왕이면 선발로 FA 시즌 쇼케이스를 치르는 게 좋았다. 하지만 시애틀의 선발진이 꽤 강력했고, 그래서 플렉센은 꾸준하게 트레이드 카드로 거론됐다.
결국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플렉센은 마지막 기회를 잡는 듯했다. 팀의 좌완 에이스 로비 레이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8경기(선발 4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7.46으로 부진했고, 선발 로테이션에 또 하나의 강력한 신인이 등장하며 다시 불펜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우완 브라이스 밀러(25)가 그 주인공이다. 2021년 시애틀의 4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밀러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하게 단계를 밟은 끝에 올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성적은 물론 강렬한 인상까지 그라운드에 남겼다.
밀러는 첫 3경기에서 19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피안타율은 0.111에 불과했다. 18개의 삼진을 잡았는데, 내준 볼넷은 1개다. 역대급 데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901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한 투수 중, 3경기에서 최소 15이닝을 던지면서 피출루가 8회 이하인 경우는 밀러가 처음이었다. 밀러는 3경기에서 7피안타 1볼넷만을 허용했다. 2015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이후 첫 3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3피안타 이하를 기록한 첫 투수가 되기도 했다.
밀러의 야구는 말 그대로 낭만이다. 요즘 야구에서 보기 어려울 정도의 정면 승부를 즐긴다. 밀러는 평균 95.5마일 수준의 패스트볼을 던진다. 빠른 구속은 아니지만, 어마어마한 폭발력이 있다. 패스트볼 분당 회전 수가 무려 평균 2606회에 이르고, 수직무브먼트가 뛰어나 하이패스트볼에 강점이 있다.
밀러는 투심도, 커터도 아닌 포심의 구사 비율이 무려 63.3%에 이를 정도로 과감한 승부를 즐긴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공을 던진다. 팬들이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시원시원한 투구 내용이다. 당분간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레이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시애틀은 루이스 카스티요, 로건 길버트, 조지 커비, 마르코 곤살레스, 브라이스 밀러 순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비교적 무난하게 돌아가고 있다. 플렉센은 최근 계속 불펜에서만 나오며 자신의 진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필 FA 직전 시즌에 찾아온 유망주들의 대거 등장이 플렉센으로서는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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