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제2의 삼진어묵·복순도가 만든다
‘삼진어묵’은 1953년부터 부산 영도에서 3대째 이어져온 어묵기업이다. 2011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3세 박용준 대표(40)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제품명이 ‘부산어묵’이었다. 지역명을 빌리지 않고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당시 삼진어묵은 부산어묵 이름을 쓰는 기업 35곳 가운데 매출 순위가 10위권 밖이었다고 한다.
박 대표가 제품명을 삼진어묵으로 바꾸고, 국내 최초로 ‘어묵 베이커리’를 열면서 판을 뒤집었다. 어묵고로케, 고추튀김어묵 등 신선한 제품을 마치 빵가게처럼 진열해 내놓자 전국구 어묵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박 대표는 “어묵계 금수저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12년 전에는 굉장히 영세했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6일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정책을 발표하고 잠재력 있는 소상공인을 ‘제2의 삼진어묵’ 같은 혁신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어머니가 만드는 막걸리를 사업화한 김민규 복순도가 대표와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 김경하 도레도레 대표, 고선영 재주상회 대표도 참석했다.
중기부는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의식주 등 생활문화 분야에서 제조기반·서비스 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라이프스타일이나 로컬에서 혁신을 일으키는 유니콘 기업이라는 의미를 담아 ‘라이콘’이라는 브랜드도 만들었다. 우선 지역 브랜드와 손잡고 ‘장인학교’를 운영하는 등 소상공인 창업 분야 인재를 키운다. 아이디어 발굴 및 창업부터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확장, 민간금융 연계를 통한 사업화까지 성장 단계별로 지원한다. 지역 정체성을 담은 창업을 촉진해 소상공인을 로컬 크리에이터로 키우고, 골목상권을 지역 브랜드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민간 혁신가가 주도하는 지원체계도 만든다. 상권 공간 재구성, 소상공인 교육 등을 전문적으로 기획하는 ‘상권기획자’ 제도를 도입하는 게 대표적이다. 다양한 투자제도를 통해 민간자금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이번 정책이 내실 있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기존 주민들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민간 주도’라는 약속을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지켜낼지도 관건이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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