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먹거리도 ‘혁신’…맛·품질 검증하고 신상품 기획
롯데마트, AI 과일 선별 기술 적용
당도·식감 등 분석 ‘최상품’ 골라내
멜론·천도복숭아 이어 사과 출시
GS25, AI가 기획한 하이볼 선보여
레시피·디자인·가격 책정에 활용
SKT는 식품기업과 푸드테크 연구
유통업계에도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다. AI가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맛과 품질을 검증하는 등 첨단기술을 입힌 식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18일 AI 선별기술을 활용한 ‘영주 소백산 GAP 사과’를 출시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식품 소비행태조사(2022년) 결과, 소비자들이 과일 구입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이 맛과 품질인 만큼 선별 과정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과일 선별기를 통과할 때 비파괴 검사를 통해 당도값을 추론해내는 AI 선별 시스템을 이용한다. 중량과 당도 외에 품목별 특성을 반영한 수분 함량과 후숙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고객 선택을 돕고자 과일 당도와 식감, 경도 등 정보를 담은 ‘맛표기 코드’(달콤함·새콤함·단단함·수분감 등)도 포장지에 기재하기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5월은 저장된 부사 품종의 품질이 점점 떨어지는 시기여서 AI 선별 시스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산지에서 측정한 당도와 매장에 입고된 이후의 당도 차이를 줄이려 수시로 당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6월에도 AI 선별 시스템을 적용한 ‘황금 당도 머스크 멜론·하미과’ ‘천도복숭아’ 등을 선보인 바 있다.
편의점 GS25는 챗GPT 기반의 ‘AI가 기획한 하이볼’을 출시한다. “맛있는 하이볼 레시피를 알려줘” “캔의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수많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아 만들었다. 맛과 알코올 도수, 레시피, 디자인, 상품명, 가격 등 상품 기획 모든 과정에 챗봇 서비스가 활용됐다.
이번에 내놓는 ‘아숙업(AskUp) 레몬 스파클 하이볼’은 레몬의 상큼함과 위스키의 오크향이 잘 어우러진 맛을 낸다고 한다. 알코올 도수는 5.5도이며 캔당 가격은 4500원이다.
GS25 관계자는 “하이볼을 시작으로 다른 상품에도 AI 기술을 응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2030세대를 위해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종합식품기업 에쓰푸드홀딩스와 AI 기반 푸드테크 기술 개발에 나선다. 목장에서 레스토랑까지 식품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한다. 농축산물의 생산·가공·물류·판매·추천 등 전 과정에 AI 기술을 결합해 스마트팜을 구축하는 등 사육 환경 모니터링, 최적의 사료 배합 비율 분석 등에도 AI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가 AI 등을 상품에 접목하는 것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주문과 배달, 간편식, 서빙로봇 등이 일상으로 들어오면서 첨단기술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동물복지, 기후변화, 제로웨이스트(쓰레기 배출 0)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는 것도 신기술 적용 확대에 한몫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017년 2110억달러에서 2025년에는 36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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