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튀르키예 대지진 100일…여전한 고통, 아직은 먼 일상 회복

우수경 2023. 5. 1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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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만 명 넘게 희생된 튀르키예 대지진이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피해 복구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일상으로의 복귀는 여전히 멀기만 합니다.

100일이 지난 지진 피해 현장을 우수경 특파원이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땔감을 찾습니다.

슬리퍼만 신은 채, 철근과 잔해 사이를 다닙니다.

인도까지 내려온 채 방치된 돌무더기 옆을 익숙한 듯 지나고, 사람들은 무심하게 뼈대만 남은 건물 앞 버스정류장을 이용합니다.

지진이 일어난 지 100일.

일상을 찾고 있지만, 지진이 남긴 너무도 분명한 흔적에 슬픔과 불안, 상처는 진행형입니다.

[유크셀/카라만마라쉬 주민 : “여진이 계속됩니다. 트라우마 때문에 작은 지진이라도 크게 느껴집니다. 큰 지진이 또 올까 두렵습니다.”]

[파티마/카라만마라쉬 주민 : “(지진으로) 딸과 사위, 손주를 잃었습니다. 여기 더 이상 살 수 없어 근처 시골로 이사갔습니다."]

한 편에서는 컨테이너 마을이 계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물론, 다른 국가, 기관들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생필품이 제공되고 심리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전 생활로 돌아갈 순 없습니다.

학교와 일터, 병원도 모두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에미네/컨테이너 마을 거주 : "딸도 잃고 손주들도 잃고 집도 남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삶의 기반이 사라졌습니다.

[에미네/컨테이너 마을 거주 : "이전에 옷을 만들었는데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도록 기계(재봉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마을에는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합니다.

이곳은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중 한 곳입니다.

많은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 근처 텐트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시리아 난민들은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함마드/시리아 난민 : "처음에는 군인들이 구조해줬습니다. 저희는 여기 처음부터 3개월째 살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사망자만 5만여 명, 복구를 마치고 예전 삶으로 돌아가기에 100일은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가지안테프에서 KBS 뉴스 우수경입니다.

촬영:박현성/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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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경 기자 (s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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