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아이콘’ 두산 최원준의 첫 승, 너무나 돕고 싶었던 양석환·양의지의 홈런
리그에서 가장 불운했던 투수 두산 최원준이 마침내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마운드 위 최원준은 고비마다 집중력을 발휘했고, 그의 첫 승을 위해 베테랑 야수들이 공수에서 힘을 모았다. 두산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을 4-1로 꺾고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최원준은 이날 6이닝 동안 키움 타선을 상대로 5안타 3볼넷을 허용했지만 1점만 내주며 7차례 선발 등판 만에 첫 승을 올렸다. 2-0 리드를 안고 들어간 6회말, 이정후와 임지열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태진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준 것 외에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2사 만루에서 김휘집에게 날카로운 타구를 허용했지만 중견수 정수빈이 잘 잡아내 역전을 막았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양석환은 키움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4회초 비거리 125m 대형 홈런을 때려내며 최원준에게 모처럼 선취득점을 선물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양석환은 최원준을 꽉 끌어안으며 그간의 미안함을 온몸으로 표시했다. 최원준이 선발 등판한 지난 6차례 경기 중 4경기에서 두산은 득점지원 0점에 그쳤다. 이날 경기전까지 최원준이 받은 득점지원이 1.25점, 리그에서 가장 저조했다.
최원준이 내려간 뒤에는 돌아온 해결사 양의지가 8회초 달아나는 1점 홈런을 때렸다. 지난 13·14일 KIA전에 이은 3경기 연속 홈런. 양의지의 3경기 연속 홈런은 NC 소속이던 지난해 9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나온 기록이다. 당시 양의지는 9월7일 두산전부터 9월10일 롯데전까지 4경기 연속으로 홈런을 때렸다. 9회에는 주장 허경민이 2사 1·3루에서 적시 2루타로 1점을 더 보탰다. 양석환과 양의지 그리고 허경민, 결정적인 수비를 해낸 정수빈까지 최원준의 첫 승을 도운 건 결국 베테랑들었다.
키움 최원태는 6.2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지만 시즌 3패(2승)째를 떠안았다. 이정후는 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 5개 구단 스카우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4타수 3안타를 때려내며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고척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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