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 에콰도르 대통령 탄핵되나

여소야대 국회, 절차 시작
작년 6월엔 탄핵안 부결

에콰도르 국회가 횡령과 배임, 측근 부정부패 의혹을 받는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사진)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국회는 15일(현지시간) “16일 오전 10시 라소 대통령 탄핵심판을 위한 본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대통령 탄핵심판권이 국회에 있다. 재적 의원 137명인 국회는 현재 여소야대 형국이다.

라소 대통령은 국영석유회사를 포함한 다수 공기업의 계약 과정에서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업 추진을 강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고위 공직자 횡령에 가담하거나 용인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기에 라소 대통령 가족이 마약 밀매에 가담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국회에서 제출한 라소 대통령 탄핵소추 의향서를 인용한 데 이어 국회는 지난 9일 대통령 탄핵 절차 개시 안건을 통과시켰다.

라소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극심한 물가 상승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 영향을 받아 탄핵 위기에 놓였지만, 당시엔 탄핵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야권의 비르힐리오 사키셀라 국회의장이 전날 재석 의원 136명 가운데 96명의 지지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탄핵에 필요한 92표를 넘어서는 수치다.

에콰도르는 대통령이 잔여 임기를 포기하는 대신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 시행을 함께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라소 대통령이 탄핵 절차에 응하지 않고 조기 선거를 선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