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몸살 '쪽방촌'…무더위 쉼터는 유명무실
[뉴스리뷰]
[앵커]
오늘(16일) 하루 정말 무더웠습니다.
벌써 여름이 온 것 같은 날씨였는데, 이 더위가 유독 두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쪽방촌 주민들인데요.
올해 여름도 무사히 보낼 수 있을지 걱정인데, 문승욱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제 겨우 5월 중순, 무더위가 벌써 찾아왔습니다.
1평 남짓 비좁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쪽방촌 골목.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밖이 더 시원할 정도입니다.
쪽방촌 주민 김경정씨는 벌써부터 무더운 여름이 걱정입니다.
연신 휴지로 땀을 닦아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김경정 / 쪽방촌 주민> "여름에는 항상 덥고 겨울에는 항상 춥고 그냥 옛날 노인네라 참고 이기고 사는 거야."
이 좁은 복도를 걸어 방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건 천장에 매달려 있는 선풍기뿐입니다.
쪽방촌 주민들은 뜨거운 열기를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날엔 무더위쉼터를 찾습니다.
하지만 매일 운영되는 게 아닙니다.
더위가 날을 골라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이곳은 일주일에 단 두 번 문을 엽니다.
무더위쉼터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어르신들도 많아 '오는 사람만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숫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 동 단위에 실내 무더위쉼터가 한 곳뿐인 곳도 있습니다.
<정영자 / 용산구 주민> "없어요. 여기밖에 없어요. 이 근방은. 커피집이나 가면 몰라도 놀 데가 여기밖에 없고…."
지자체는 쪽방촌 에어컨 설치와 무더위쉼터 운영을 늘려갈 예정입니다.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무더위, 발 빠른 행정과 어르신들이 체감할 홍보 계획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연합뉴스TV 문승욱입니다. (winner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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