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실종’에 갈등만 누적?

고은희 2023. 5. 1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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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에서 보신 간호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모두 국회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치열한 여야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만들어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회적 갈등 국면마다 국회에서는 무엇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정치부 고은희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최근엔 국회가 갈등을 중재하는 게 아니라 증폭시키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기자]

민주주의가 영어로 '데모크라시'인데, 대중을 뜻하는 '데모' 대신에 요샌 거부란 뜻의 '비토'를 붙여 '비토크라시'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정치 상황과 맞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거부를 위한 거부, 반대민주주의란 뜻인데요.

오늘(16일)도 국회 상임위에서 야당은 학자금 대출 이자 부담을 덜어주자는 법, 단독 처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대학생 아닌 청년은 혜택도 없고 재정 부담도 된다고 반대했습니다.

근데 야당이 강행 처리한다니 여당은 간사만 빼고 불참했습니다.

[앵커]

이런 식의 법안 처리가 최근에는 자주 있었던 거 같아요?

[기자]

네, 양곡법이나 간호법 최근 쟁점 법안들 모두 여당 불참이나 항의 속에 야당이 강행 처리했고 이후,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로 맞받고 있습니다.

법안 통과율 보시면 문재인 정부 1년차 때는 38.8%였는데, 윤석열 정부 때는 12.9%에 불과합니다.

여소야대 지형이지만, 3분의 1도 안되는 건 여야 모두 되짚어볼 지점입니다.

[앵커]

법안 처리가 이렇게까지 안되는 건 결국 여야의 협상 노력이 부족했다는 거 아닐까요?

[기자]

간호법 때 보면 여야가 대화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간호법이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게 2월 9일이었는데, 이후 여야 원내대표 공식 만남이 11차례에 불과합니다.

여야 당 대표는 더 심합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취임 인사차 지난 3월 이재명 대표를 단 한 번 만났습니다.

여야 대표들보다 더 안 만나고 있는 분들이 바로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죠.

매일매일 신기록인데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372일째, 이재명 대표를 한번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최장기 기록인 문재인 대통령의 339일이었습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 노동·연금·교육 개혁 모두 국회 입법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협치의 물꼬를 트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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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ging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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