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자 여전히 미궁…12월 조사 종료 땐 소재 파악 ‘캄캄’
2년 유해발굴 신원 확인 미미
암매장 시신 발견 성과 없어
DNA 조사 지속 등 대책 시급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의 활동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행방불명자들의 소재는 여전히 미궁이다. 10여 군데를 파헤쳤지만 암매장 시신은 단 한 구도 찾지 못했다.
16일 5·18조사위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로 신고 접수된 이들은 모두 242명이다. 이 중 조사를 거쳐 84명이 행불자로 인정됐다.
그간 유해를 찾은 경우는 많지 않다. 2002년 ‘무명열사’로 묻혀 있던 시신 12구를 국립5·18민주묘지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전자(DNA) 감식을 통해 6명이 행불자로 신고된 사람인 것이 확인됐다.
5·18조사위는 2020년 5월 출범 당시부터 행불자 문제를 핵심 과제로 선정해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행불자의 행방이나 시신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5·18조사위 조사에서 2002년 확인하지 못한 무명열사 5구 중 2구에 대한 신원이 추가로 파악됐다. 1구는 행불자와 사망자의 시신이 뒤바뀐 경우였다. 다른 1구도 DNA 감식을 거쳐 행불자로 등록된 사람임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들의 신원 확인은 원래부터 있었던 ‘신원 불상’ 유해의 신원을 가족과의 DNA 대조를 통해 찾은 것이란 점에서 행불자 문제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광주 도심에서 5·18 기간 사라져 아직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76명의 소재를 밝혀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18조사위는 지난해부터 옛 광주교도소와 전남 영암군의 공동묘지, 해남 군부대 17곳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했다. 이어 유해 9기를 수습, 행불자나 행불자 신청을 한 가족들과의 DNA 감식을 진행했지만 일치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최근에도 해남에서 5·18 관련자로 추정되는 유골 3구가 발견됐지만 이 역시 DNA 분석을 해봐야 한다. 5·18조사위는 당시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제3, 11공수여단 등 56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행불자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5·18조사위 활동은 오는 12월 끝난다. 5·18조사위가 활동을 종료하면 행불자를 찾기 위한 DNA 조사도 중지되지만 행불자 소재 조사를 이어갈 기관은 현재까지 마련돼 있지 않다.
5·18유족회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유가족이 가족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는데 5·18조사위 활동이 중단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6·25 전사자 유해 발굴처럼 상시화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언 5·18조사위 대외협력관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마지막까지 행불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계엄군, 5·18 때 20여곳서 50회 이상 시민에 발포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스경X이슈] 민경훈, 오늘 ‘아형’ PD와 결혼...강호동·이수근 총출동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