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신 말해주는 아이폰"…장애인 위한 애플의 '손쉬운 기능'

윤현성 기자 2023. 5. 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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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애플, 장애인 위한 '어시스티브 액세스' 등 전용 SW 기능 출시
텍스트 치면 아이폰이 음성 대화…내 실제 육성도 만들어낸다
한국·스페인·독일 등도 '사인타임' 출시…각국 전용 수어 서비스

[서울=뉴시스]애플은 장애가 있는 이들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인 '손쉬운 사용 기능'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애플 제공)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인지·시각·청각·발화 등에서 장애를 겪고 있거나, 겪을 가능성이 큰 이용자들을 위한 '손쉬운 사용 기능'을 새로 선보인다. 세밀한 조작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UI(이용자 환경)를 단순화하거나, 말을 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문장을 입력하면 아이폰이 대신 말을 해주는 식이다.

애플은 장애가 있는 이들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 기능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인지 장애를 위한 '어시스티브 액세스(Assistive Access)', 발화 장애를 위한 '라이브 스피치(Live Speech)'와 '퍼스널 보이스(Personal Voice)', 시각 장애를 위한 '포인트 앤 스피크(Point and Speak)' 기능 등이다.

더 큰 화면+뒤로 가기 버튼으로 애플 기기 조작 더 쉽게…'이모지 자판'도 마련

어시스티브 액세스의 경우 인지장애를 겪는 이들과 가족 등 이들의 보호자들로부터 무엇이 가장 필요한 지 피드백을 받아 개발됐다. 어시스티브 액세스를 활용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씨나 앱 아이콘 등이 기본 설정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점이다. 인지 장애를 겪게 되면 작은 글씨를 읽거나 조작하는 게 더 어려운 만큼 조작을 쉽게 하는 데 초점을 뒀다.

어시스티브 액세스를 활성화하면 기본 음성 전화와 페이스타임이 합쳐진 통화 앱과 문자, 사진, 카메라, 음악 등 기본 앱을 큰 화면으로 볼 수 있고, 애플tv 앱 같은 별도 앱도 추가할 수 있다. 또한 조작을 잘못 조작했을 경우를 대비해 기존의 아이폰 UI에는 없었던 '뒤로 가기' 버튼도 배치된다.

글씨를 입력하는 것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이모지 자판'도 마련됐다. 이모지 자판을 이용하면 문자 등을 이용할 때 따로 글씨를 입력할 필요 없이 이모지 만으로도 간편하게 소통을 할 수 있다.

발화 능력 잃어도 '라이브 스피치'로 음성 대화…아이폰에 내 목소리도 담는다

안 보이는 글씨, 손가락 대면 아이폰이 읽어준다…한국에도 전용 수어 서비스 출시

[서울=뉴시스]애플은 장애가 있는 이들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인 '손쉬운 사용 기능'을 출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손쉬운 사용 기능 중 하나인 '라이브 스피치(왼쪽)'과 '퍼스널 보이스' 사용 모습. (사진=애플 제공)
언어 장애를 겪는 이들을 위한 라이브 스피치는 음성 통화나 페이스타임 은 물론, 직접 사람들과 대면해 말할 때도 불편함 없이 음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자주 사용하는 말을 입력해놓으면 기기가 대신 말을 해주게 된다. 말을 아예 할 수 없어 수화나 필담을 사용해야만 하는 이들이 보다 편리하게 소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화를 할 때도 영상통화가 아닌 음성만으로도 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다.

또한 아직 발화 능력이 남아있지만 점진적으로 장애가 악화되는 이들을 위한 퍼스널 보이스 기능도 라이브 스피치와 함께 연동할 수 있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ALS) 등의 진단을 받으면 현재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점차 목소리를 잃게 되는데, 이들을 위한 기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경우 퍼스널 보이스 기능을 이용하면 자신의 육성과 흡사한 합성음을 애플 기기를 통해 만들 수 있다. 아이폰 화면에 나타나는 무작위 문장을 수차례 읽으면 아이폰이 내 목소리로 말을 해주는 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퍼스널 보이스를 라이브 스피치 기능과 함께 쓰면 실어 현상이 완전히 나타난 뒤에도 내 목소리로 가족들과 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도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한 합성음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퍼스널 보이스는 아이폰·아이패드·맥 등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시각 장애를 보조하기 위한 포인트 앤 스피크는 일종의 감지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폰 등이 카메라와 라이다 스캐너, 머신러닝을 활용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물에 씌여진 글씨를 파악하고 읽어주게 된다.

예컨대 작은 글자들이 많이 써져있는 전자레인지를 아이폰 카메라에 담고 원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30초 동안 데우기', '10초 동안 데우기', '취소' 등의 텍스트 안내를 아이폰이 음성으로 읽어주게 된다.

이처럼 장애를 겪는 이들을 보조하기 위한 손쉬운 사용 기능들은 오는 6월 진행되는 애플의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23에서 공개되는 iOS17의 다른 신규 기능들과 함께 가을 중 글로벌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에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 기능이 별도로 추가된다. 당초 미국·영국·프랑스·캐나다·호주·일본에서만 출시됐던 수화 통역 서비스 '사인타임(SignTime)'이 우리나라에도 공식 적용될 예정이다.

사인타임에서는 출시국들의 전용 수어만 제공됐는데, 이제 한국과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에도 각 나라에 맞는 전용 수어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사인타임을 이용하면 앱·웹 등에서 수어 통역 서비스가 적용된 애플케어나 제품 구매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오프라인 애플스토어 방문 시에도 별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수어 통역 서비스가 제공된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은 항상 최고의 기술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라고 믿어 왔다"며 "이번에 믿을 수 없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해 장애를 겪는 이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고, 소통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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