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10.29 참사' 200일.. "국가가 애도할 권리마저 박탈했다"
- 어느 누구도 진정성 있게 사과 안 하고, 이야기 들으려 하지 않아
- 200일 지났지만 변한 건 없어... 여전히 고통 슬픔으로 다들 힘들어해
- 길에서 아닌 제대로 된 추모제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 서울시, 서울광장 분향소 철거 압박... 변상금 청구까지
- 천막 찢어져 보수 물품 들여오려 했지만 서울시가 반입 막아
- 가장 마음 아픈 2차 가해는 '돈' 때문에 싸운다는 말
- 자식 잃은 대가로 돈 요구? 돈 벌어야 할 이유도 욕심도 없어
-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난안전과 예방 위해 중요... 통과돼야 이정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 진행자 > ‘10.29 이태원 참사 인권으로 다시 쓰고 존엄으로 기억하다’라고 하는 실태조사보고서가 나와 있습니다. 유가족 목소리도 한번 직접 들어볼까 합니다.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대표 직무대행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나와 계시죠?
◎ 이정민 > 안녕하세요. 이정민입니다.
◎ 진행자 > 제가 차마 안녕하세요라고 하는 인사말을 전하지를 못했는데 대표님께서 안녕하세요라고 말씀 주셔서
◎ 이정민 > 저희들은 안녕하지 못해도 다른 분은 안녕해야죠.
◎ 진행자 > 저희들도 사실은 마음 한 구석이 안녕할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전부 다라고 유가족 같은 마음일 수는 없겠지만 저희들도 안녕할 수는 없는 200일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 이정민 > 글쎄, 참사가 발생한 지가 벌써 200일이 지났는데 여전히 변한 건 없고요. 어느 누구 하나 진정성 있게 사과한 적도 없고 만나서 이야기를 하려 하지도 않고 들으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동안 가을에서 겨울로 또 봄으로 이제 여름으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고통과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요즘은 감정기복이 더 심해져서 굉장히 많이 힘들어들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차분해지거나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기복이 더 심해지셨다.
◎ 이정민 > 네, 네.
◎ 진행자 > 지금 200일 추모제가 지금 열리고 있죠?
◎ 이정민 > 네, 네.
◎ 진행자 > 지금 추모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 이정민 > 지금 현재 진행 중인데 제가 잠시 빠져나와서 인터뷰를 하고 있고요. 사실은 100일 추모제를 지낸지가 사실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또 200일이 되었어요. 사실 저희는 길에서 하는 추모제가 아닌 제대로 된 추모를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저희 분향소 옆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200일 추모제도 민주노총에서 같이 연대해서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고 계십니다.
◎ 진행자 > 지금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거죠?
◎ 이정민 > 네, 그렇습니다. 분향소 옆 세종대로에서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잠시 전에 우리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께서 소개해 주셨는데 인권실태조사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여기 살펴보면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심각하다. 특히 국가가 애도할 권리마저 박탈하고 있다라고 하는 내용이 담겼어요. 관련해서 애도할 권리가 박탈됐다. 우리 이정민 대표 직무대행께서 느낀 애도할 권리의 박탈 어떤 측면이 있었나요?
◎ 이정민 > 일단 저희들이 녹사평에 있을 때부터 정말 말도 안 되게 많은 인권침해를 당해왔었고요. 서울광장으로 옮겨오고도 분향소 철거 압박을 계속 해왔었고 또 금전적인 압박을 하기 위해서 변상금 청구까지 했습니다. 최근에는 저희 분향소가 굉장히 천막이 많이 낡아져서 찢어지고 그래서 빗물이 새는 상태가 발생했는데 저희가 서울시에다가 보수를 하게 여러 가지 물품들을 들여오겠다고 요청했는데 서울시에서 경찰에 공문을 보내가지고 천막 보수를 위한 물품 반입을 일체 못하게 하라고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피해자의 권리를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막아버리고 유가족들이 스스로 지쳐서 포기할 때까지 방치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래서 지금 천막 보수를 못하고 계시는 거예요?
◎ 이정민 > 네, 네.
◎ 진행자 > 아니 울지나 마시든가. 그렇게 눈물을 흘리시던 오세훈 시장께서 천막 보수 물품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네요.
◎ 이정민 > 네.
◎ 진행자 > 그중 많이 힘드셨던 것이 당연히 가족을 잃은 슬픔이 가장 힘든 일일 테지만 2차 가해도 보는 사람도 많이 힘들게 했는데 당사자들은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떠셨어요?
◎ 이정민 > 저희들이 많은 2차 가해를 당해 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게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싸우고 있는 이유를 돈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굉장히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가 자식을 잃고 가족을 잃고 그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을지 저는 묻고 싶습니다. 그동안 정말 열심히 돈 벌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해 왔는데 그런 아이가 한순간에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돈을 벌어야 할 이유도 돈에 욕심을 가져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런데 돈이 왜 필요하겠습니까?
◎ 진행자 > 이게 반복돼서 4.16 때도 이런 이야기가 무슨 무슨 팔이니 뭐니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여전히 반복된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사실은 화도 나고 또 한편으로는 팔다리의 기운이 쭉 빠지는 이런 느낌도 들고 그러네요. 공식적 추모 공간 논의, 이거는 서울시와 조금 더 진행된 사항이 좀 있나요?
◎ 이정민 > 서울시와 특별히 지금 진행돼 있는 사항은 없고요. 어쨌든 서울시에서는 지금 분향소 자체를 실내로 들어가라, 그냥 사라져라, 이런 요구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걸 받지를 못하는 거고요.
◎ 진행자 > 실내에.
◎ 이정민 > 실내에 들어가면 저희들 몸은 편할 겁니다. 몸은 편하겠지만 저희가 아직 저희 몸이 편하다고 해서 편한 곳으로 찾아 들어갈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무엇 하나 지금 아직 해결된 것도 하나도 없고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저희 몸이 편하자고 들어갈 수는 없는 거기 때문에 기다려주면 좋을 텐데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계속 압박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잊혀질까 두렵다 라고 말씀하셨던 4.16 어머니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다시 똑같이 재현되고 있는 것 같아서. 끝으로 정부 그리고 서울시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시죠.
◎ 이정민 > 저희가 지금 제일 시급하고 중요한 게 사실은 특별법입니다. 이 특별법은 재난안전과 예방을 위한 정말 중요한 법안입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협조해서 특별법이 통과되도록 해야 합니다. 오는 20일 토요일은 200일 시민합동추모제를 저희가 또 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여 주셔서 연대해 주시면 감사드립니다.
◎ 진행자 > 시간하고 장소는 어떻게 되나요?
◎ 이정민 > 마찬가지로 저희 분향소에서 진행하고요. 서울광장 옆, 100일 추모제 할 때처럼 세종대로에서 그렇게 진행하고요. 시간은 지금 6시 진행하는 걸로 돼 있습니다.
◎ 진행자 > 이번 주 토요일 추모 행사를 진행을 하신다라는 말씀까지 아버님 유가족 여러분 모두 건강, 이럴 때일수록 건강 잘 챙기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정민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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