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콘텐츠에 울고 웃는 국방부 [리폿@VIEW]
[TV리포트=하장수 기자] 국방부는 미디어를 통해 긍정적인 모습을 선전하고자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
지난 10일 '먹방' 유튜버 쯔양은 군부대에서 먹방 콘텐츠를 진행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배식판을 보여주며 맛있게 음식을 먹었고, 이는 군대에 남아있는 '부실배식' 이미지를 개선해 줬다. 그 외 군대 내부의 모습이 다양하게 그려지면서 이슈화되기도 했다.
국방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준 프로그램은 과거부터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국방부의 협조로 촬영된 MBC '리얼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는 스타들이 국군 부대에서 현역 장병과 일정을 소화하면서 내부 생활을 보여준 프로그램이다.
'진짜 사나이'의 인기 비결은 현역 장병의 생활을 사실적으로 보여줬다는 것이었다. '군대'란 큰 개념이 아닌 기상부터 취침까지의 과정인 '군 생활'을 다뤄 대중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국내 TV 프로그램 시청률 순위 'TNMS'에 따르면 '진짜 사나이' 시즌1의 1~3화 주요 시청층은 40대 여성(6.2%), 50대 남성(6.1%), 50대 여성(5.9%)으로 이어졌다. 입대한 자녀를 둔 중년 여성과 과거 군 복무를 이행했던 중년 남성의 수요가 주를 이룬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연예인이 군 생활을 하면서 반전의 모습을 보여준 점도 시청률을 끌어 올린 요소였다. 초창기 시절 고된 훈련을 하고 '군대리아'라 불리는 '빵식'을 맛있게 모습은 20대 남성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름으로만 알려졌던 '군대리아'가 공개되면서 대중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진짜 사나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예능적인 요소를 위해 연출된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방송에 노출된 부대를 전역한 병사, 간부들의 비판이 따랐다.
프로그램 촬영이 진행된 모 부대는 1개월 간 대청소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간 재배치로 촬영을 위한 생활관을 만드는 등 장병의 피로감을 유발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과도한 연출로 인해 뭇매를 맞았다. '진짜 사나이'는 국방부와 부대에 사전에 협조를 구하는 만큼 연출이 필수불가결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리얼한 군 생활을 보여주겠다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가짜'로 점철 된 국방부 홍보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021년 8월 27일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D.P.'는 '진짜 사나이'에서 연출됐던 이미지를 전부 흔들어 놓을 만큼 화려하게 등장했다. '탈영병 체포조'(Deserter Pursuit, DP)의 약자를 따 만든 이 드라마는 군대 내 부조리와 탈영병 문제 등을 적나라하게 조명했다.
'D.P.'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국내 콘텐츠 순위 1위를 포함해 일본,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예스24에 따르면 'D.P.'의 인기에 원작 웹툰인 'D.P. 개의 날'도 콘텐츠 공개 전후 2주간 677.8%의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진짜 사나이'와 가장 큰 차이점인 현실 속 내무반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는 점이다. 또 고된 훈련과 작업, 일과 시간 중 숨 막히는 계급의 분위기도 작품에 녹아있다. 상대적으로 화기애애함을 연출한 '진짜 사나이'와 달리 'D.P.'는 '병장'과 '이병'이란 계급이 한 생활관에서 어떤 관계성을 그리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D.P.'의 각본가이자 원작 웹툰 작가인 김보통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언론 보도 내용을 더해 대본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D.P.'에서 안준호 이병을 맡은 배우 정해인은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에 출연해 "촬영에서 모니터링을 해보니 작품이 정말 극 사실주의였다"라며 "촬영 세트장이 소름돋을 정도로 끔찍하게 사실적이었다"라고 고백했다.
'D.P.'의 글로벌 흥행에 가장 난감한 건 대한민국 국방부다. 국방부는 2021년 9월 6일 정례브리핑에서 'D.P.'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까지 국방부와 각 군에선 폭행, 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병영혁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답했다.
정례브리핑 시기는 대한민국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여군이 상관의 성희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전 국민의 공분을 사던 중이었다. 브리핑 다음날 해군 강감찬함 소속 병사가 선임의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드러나 '국방부의 노력'에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외에 '푸른거탑', '가짜 사나이', '강철부대' 등 군 관련 콘텐츠는 다양하지만, 시트콤처럼 가볍게 즐기거나 특정 콘셉트에 매몰된 느낌이 강하다.
군 내부에서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터지는 모습을 보면 대중은 국방부가 보여주고 싶었던 '진짜 사나이'보단 현실 기반의 'D.P.'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규모 및 인지도에 편승해 보기 좋은 이미지를 흘려보내기보단 내부를 뜯어고쳐 현역 장병의 입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챙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방영일 미정인 'D.P.' 시즌2는 새로운 인물로 향후 전개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하장수 기자 gkwkdtn06@tvreport.co.kr / 사진= MBC '진짜 사나이' 방송 화면 캡처, 채널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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