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라 울리는 AI..."머리만 쓰는 노동자는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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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는 고용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영리단체 '임플로이 아메리카' 통계를 인용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AI 보급 등의 영향으로 미국 화이트칼라 노동자 약 15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AI의 잠재적 노동력에 기대를 거는 기업들이 AI 기술이 충분히 진보할 때까지 임시 계약직을 고용하며 버티려 하는 것도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복귀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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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공생' 블루칼라, 미래 유망 직종 석권
"팬데믹 이후, 블루·화이트 임금 불균형도 줄어"
인공지능(AI) 시대는 고용시장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AI 개발과 사용 속도가 가장 빠른 미국에서 두 가지 현상이 확인됐다.
우선 화이트칼라(사무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자동화 공정 도입으로 블루칼라(생산현장 노동자) 고용시장은 이미 재편된 만큼, 이번엔 화이트칼라 노동자가 눈물을 흘릴 차례라는 것이다. 또한 AI로 인한 고용시장 개편이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변화는 이미 현실이 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영리단체 '임플로이 아메리카' 통계를 인용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AI 보급 등의 영향으로 미국 화이트칼라 노동자 약 15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단순 사무직 노동자뿐 아니라 시스템 관리자, 컴퓨터 공학자 등 고급 기술·지식 노동자도 포함됐다.
반면 블루칼라의 대표 직군인 제조업 종사자의 고용은 3월 기준 전년보다 25% 늘었다. 블루칼라 직종이 상대적으로 유망하다는 관측도 있다. 미 노동부가 예측한 '2031년까지 늘어날 20개의 직업'은 대부분 블루칼라에 돌아갔다. 요리사, 음식점·식료품점 종업원, 화물 운송업자 등이 상위권에 올랐고, 화이트칼라 직군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정도만 언급됐다.
화이트칼라의 실직을 주도하는 건 미국의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영 정상화'와 '효율'을 명분으로 각각 2만7,000명과 2만1,000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뒤 그들의 자리를 AI로 대체하고 있다.
미국 IT 기업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고용에 열을 올렸지만, 지난해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을 겪으며 무자비한 감원을 하고 있다. WSJ은 "과거 경기 침체기엔 제조업, 건설업의 고용이 주로 타격을 입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이번 타깃은 사무직"이라고 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IT 업계 종사자의 실업률은 전년 대비 88%가량 증가했고, 금융·보험 업계 정리해고도 55% 늘었다.
WSJ은 "기업들이 사무직 노동자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마크 주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는 최근 정리해고를 단행한 뒤 "새로운 기술이 회사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해고된 직원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맥도널드와 볼보에서 디지털 최고 책임자를 지낸 아티크 라피크도 "이제 기업은 같은 일을 하기 위해 더 적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의 잠재적 노동력에 기대를 거는 기업들이 AI 기술이 충분히 진보할 때까지 임시 계약직을 고용하며 버티려 하는 것도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복귀를 막고 있다.
음식점 종업원, 마트 계산원, 창고 직원, 운전기사 등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 식품유통기업 홀푸즈와 콘텐츠기업 월트 디즈니는 최근 정리해고를 하면서도 서비스 업종 노동자는 제외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팀은 "팬데믹 이후 블루칼라의 임금이 대폭 상승해 1980년 이후 생성된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임금 불균형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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