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앉아 쏴’ 자세로 시민 조준···“20곳 이상에서 50여 차례 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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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최소 20곳 이상에서 50여 차례에 걸쳐 발포한 사실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조사위는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계엄군의 진압 작전과 총상에 의한 사망자와 부상자를 지도상에 표기해 상황을 재구성한 결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와 전남 일대의 최소 20곳 이상 지역에서 50차례 이상의 발포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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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0곳 이상 지역서 50여차례 시민 향해 발포
시체검안서에 ‘총상’→‘타박사’ 수정한 내역도
“북한 개입설은 전두환이 시작···군이 확대”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최소 20곳 이상에서 50여 차례에 걸쳐 발포한 사실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계엄군의 구체적인 총격 횟수가 권위 있는 조사를 거쳐 공개된 건 처음이다. 조사위는 당시 진압 과정에서 자행된 발포 명령이 공식 지휘체계를 통한 게 아니라 사실상 전두환의 지시라는 데 동감한다는 내용의 진술도 확보했다.
조사위는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계엄군의 진압 작전과 총상에 의한 사망자와 부상자를 지도상에 표기해 상황을 재구성한 결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와 전남 일대의 최소 20곳 이상 지역에서 50차례 이상의 발포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계엄군 대대장의 진술, 현장 기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전남도청 본관과 인근 건물에 배치된 공수부대는 ‘앉아쏴’, ‘서서쏴’ 자세로 시민을 향해 동시 사격했고, 조준사격으로 다수의 시민이 사망했다.
총격으로 사망한 시민은 135명이며 최소 3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다수의 피해자는 머리나 가슴에 치명상을 당하고 사망했으나 일부 사망자의 경우 최초 시체검안서에 사인이 ‘총상’으로 기재됐다가 이후 광주지검에서 ‘타박사’로 수정된 사실도 확인됐다.
일명 ‘주남마을 미니버스 사건’에서는 당시 계엄군이 진압 상황이 종료된 이후 이미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피해자들에게 확인사살을 했다는 복수의 공통된 진술도 나왔다. 조사위가 세부 조사를 한 사망자 166명 중에는 14세 이하 어린이, 장애인, 노인 등 저항 능력이 없거나 시위와 무관한 민간인도 포함됐다.
조사위는 또 당시 발포 지휘계통의 중요 인물 70여명을 조사한 결과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차장 박모씨로부터 “발포명령은 문서로 이뤄진 게 아니라 보안사령부 계통에서 지시가 내려간 것”이라며 “사실상 전두환의 지시라는 것에 대해 동감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 보안사령부 보안처 과장 윤모씨는 최근 조사위에 “광주 시위 상황을 전두환 보안사령관에게 보고하러 갔더니 사령관이 이미 상세히 파악하고 있어 당황스러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가 그간 “보안사령관으로서 계엄군 지휘권이 없었다”고 주장해 온 것과 달리 정상 보고 체계와는 다른 별도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화운동이 북한군의 개입으로 진행됐다는 설에 대해서는 1980년 5월 22일 “공수단 복장 괴한들이 광주를 빠져나가려 한다”, 6월 22일 “미확인 시신 22구가 북한 간첩일 수 있다”고 한 전씨의 발언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북한 특수군 침투와 개입설 등의 왜곡·조작이 전두환의 발언에서 시작해 군과 정보기관에 의해 계획적·조직적으로 진행됐음을 확인해 가고 있다”고 했다.
또 당시 민주화운동에 개입한 혐의로 잡힌 북한 간첩 역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선동으로 왜곡하려는 의도로 급조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17곳의 암매장 현장 발굴조사에서 조사위는 해남 군부대 인근에서 발견된 2기를 포함해 총 9기의 민주화운동 관련 유해를 수습해 신원을 확인 중이다. 이번 발표는 오는 12월 조사위 조사 종료 전 진행한 마지막 대국민 보고회다.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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