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발길 끊긴 한강 밤섬, 6.4배 커지고 육지화 진행

현인아 2023. 5. 1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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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서울 한강 위에 떠 있는 작은 무인도.

밤섬입니다.

60년대 여의도 개발을 위해 살던 주민들을 내보내고 폭파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도심 속 생태계의 보고가 됐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제 람사르습지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밤섬에 심상찮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인아 기자가 밤섬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하늘에서 본 밤섬입니다.

마포와 여의도를 잇는 서강대교 주변이 5월의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끊어질 듯 잘록한 허리를 중심으로 상류 쪽이 윗밤섬, 하류 쪽이 아랫밤섬입니다.

밤섬의 가장 큰 변화는 면적입니다.

1966년엔 약 4만 5천 제곱미터, 축구장 7개 크기였는데, 지금은 6.4배나 커졌습니다.

29만 3천 제곱미터, 축구장 40개가 들어가고도 남습니다.

국립생태원 조사팀과 함께 밤섬으로 들어갔습니다.

지금 이렇게 드넓게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 이곳은 서울의 한복판 밤섬입니다.

지난 2012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서울의 유일한 습지입니다.

섬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넓어진 섬은 키도 커졌습니다.

위 아랫 섬을 나누던 가운데 물길이 막혔고 습지는 모래밭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가장 민감한 건 버드나무입니다.

[오충현/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밤섬에 선버들이라고 하는 항상 물이 담겨 있어야지 잘 자라는 버드나무들이 많이 자랐었거든요. 윗밤섬에는 이제 능수버들과 같은 친구들이 우점하고 있어요."

습지에서 육지로 변하는 육지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육지화가 더 진행되면 참나무 같은 나무가 뿌리를 내려 식생이 더 급변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품이 커진만큼 밤섬을 찾아온 동물들도 많아졌습니다.

최근에는 멸종위기 1급인 수달도 주민이 됐습니다.

[민경택/서울시 한강사업본부] "(밤섬은) 물새 습지고, 물새가 주력인데, 요즘은 산새가 더 많대요. 그러니까 까치 비둘기 그 다음에 꿩도."

밤섬이 커진 이유는 상류에서 흘러온 토사가 섬 주변에 계속 쌓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육지화로 인해 습지가 줄어들 걱정은 커졌지만 아직은 섬 크기가 강 흐름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더 걱정되는 건 두 종류의 외부 침입자들입니다.

먼저 생태교란종 가시박입니다.

작은 초목과 버드나무를 고사시키고 가을이면 섬 전체 식생의 60퍼센트를 뒤덮을 정도로 큰 위협입니다.

[임정택/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처음에는 그냥 떡잎처럼 이렇게 두 개가 나오는 거예요. 타고 올라가면서 사람 머리통보다 더 커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나무 전체를 다 덮어요."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도 위협입니다.

54일간의 최장 장마가 이어진 2020년 83톤.

115년 만의 폭우가 휩쓴 작년에는 35톤의 쓰레기가 밤섬에서 수거됐습니다.

개발의 희생양으로 사라질뻔했다 생태계의 보고로 거듭난 밤섬, 이젠 대도시 한복판에 있는 보존 습지라는 생태적 희소성을 지키기 위해 더 아끼고 지킬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MBC뉴스 현인아입니다.

영상 취재 : 김승우 / 영상 편집 : 류다예 / 영상 제공 : 서울시, 한국수달보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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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취재 : 김승우 / 영상 편집 : 류다예

현인아 기자(inna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429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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