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 지원한다더니 "오늘 당장 나가라"
[뉴스데스크]
◀ 앵커 ▶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당한 학생들을 위한 위탁기관, '해맑음센터'가 대전에 있는데요.
오늘 갑자기 교육부로부터 건물을 비우고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건물이 너무 낡아 '폐쇄 명령'이 내려진 건데, 옮겨갈 새 장소가 아직 마련된 게 아니라서 학생들은 당황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학기가 끝난 것도 아닌데 해맑음센터 아이들이 떠날 채비를 합니다.
[해맑음센터 재학생] "선생님, 진짜 연락해야 돼요. (당연하지. 난 번호 안 바꿔.)"
수업을 하던 본관 건물에 안전등급 'E'등급이 나오자 교육부가 곧바로 폐쇄를 결정한 겁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 "(오늘) 당장 나가라는 거예요. 피해 학생 시설 하나 있는 거 잔인하게 쫓아내도 이렇게 비참하게 쫓아내요."
학교 폭력의 피해자들이 모인 '해맑음센터'의 재학생 7명은 다른 기관을 안내받았습니다.
하지만 가해자, 피해자를 따로 구분짓지 않는 시설들이라 학생들은 불안해합니다.
[해맑음센터 재학생] "학교가 싫어서 왔는데. 또 대책 없이 나가라고 하니까 솔직히 말하면 어이가 없고, 너무 무책임한 것 같고…"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건 지난해 여름.
60년 전에 지은 건물 바닥이 탁구공이 굴러갈 만큼 기울기 시작한 겁니다.
안전등급 D등급을 받은 기숙사가 지난 9월 폐쇄되면서 정원도 1/3로 줄였습니다.
[해맑음센터 교사] (여기서 지금 몇 명이?) "여기 4명이요. 이쪽 보시면 애들이 너무 공간이 좁아서 조금만 움직여도 서로 부딪혀요."
그때부터 옮길 곳을 찾기 시작했고, 경기도의 협조로 후보지도 좁혀졌습니다.
[이주호/교육부 장관(지난달 14일)] "지금 유력한 후보지가 하나 나와서 아마 진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안산입니다."
그런데, 교육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고, 오늘 퇴거를 지시한 겁니다.
교육부는 대신 또 다른 3곳을 이전 후보지로 제안했습니다.
경기 양평과 경북 구미, 충남 서산의 폐교.
그런데 이곳은 모두 지은 지 80년이 다 돼 안전이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 "부모님들하고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가봤거든요. 근데 여긴 애들 교육 장소로 올 때가 아니다. 애들 유배지도 아니고…"
해맑음센터와 경기도 모두 당혹스러워 하는 상황.
예고 없이 퇴거를 통보한 교육부는 앞으로 학폭 피해자 지원 기관을 직접 운영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장영근, 신규호(대전) / 영상편집: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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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주영, 장영근, 신규호(대전) / 영상편집: 임주향
장슬기 기자(seul@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429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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