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양된 뒤 학대에 추방까지…법원 "관리 부족, 1억 배상해야"
우리나라는 한때 '고아 수출국'이란 오명을 얻을 만큼 해외로 입양을 많이 보냈습니다. 작년에 JTBC는 입양기관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 해외로 간 아동들이 어렵게 살아온 사실을 보도했는데요. 오늘 법원이 처음으로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에 일부 책임을 물었습니다.
박사라 기자입니다.
[기자]
신성혁씨는 3살이던 1979년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다 노숙 생활을 했습니다.
성인이 된 뒤에야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범죄 이력으로 미국에서 추방당했습니다.
신씨는 2019년 '홀트아동복지회'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1심 법원은 오늘 홀트아동복지회가 신씨에게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신씨가 입양된 이후 시민권을 딸 수 있도록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의 책임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정부는 입양기관을 감독할 의무만 있고, 입양 아동에 대한 관리 책임은 입양기관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수정/신성혁 씨 측 대리인 : (국가가) 해외 입양된 아동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대책을 수립했어야 되는데 알면서도 하지 않았고…]
홀트아동복지회 측은 '신씨의 친부모가 있다는 걸 알고도 입양절차가 쉬운 고아로 조작했단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해외 입양 과정에서 신씨와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370여명에 이릅니다.
진실화해위는 과거 해외입양 과정에서의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연합뉴스·MBC·뉴욕타임스·허핑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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