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만에 전세보증사고금액 1조 돌파… 3조 넘을듯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위변제액이 4개월 만에 8000억원을 넘어섰다.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계약에 대한 보증금액이 35조원에 달해 사고금액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자료=HUG>

전세사기와 역전세 여파로 올해 들어 임차인이 제때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보증기관이 집 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도 8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올해 보증사고 금액은 3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세계약은 2년이다. 2년 전인 2021년 하반기는 전세가격이 가장 높았던 시기다. 이에 하반기 역전세난이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증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보증사고 금액은 2857억원(1273건)이다. 올해 들어 매달 2000억원이 넘는 보증사고가 발생하면서 전세보증사고 금액은 4개월 만에 1조830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4개월 만에 작년 한 해 발생한 전세보증사고 금액 1조1726억원에 육박하며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보증사고 규모가 확산되고 있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보증사고 1273건 중 1120건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비수도권은 153건이다. 서울에서는 287건이 발생했다. 자치구 중에서는 강서구가 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양천구 25건, 금천구 22건, 구로구 20건 순이었다.

인천에서는 459건이 발생했다. 부평구 134건, 서구 102건, 미추홀구 87건, 남동구 85건 등이었다. 인천의 전세보증 사고율은 평균 15.5%로 전국 평균 6.0%를 훌쩍 상회했다. 경기에서는 374건이 발생했고, 부천시(116건)에 보증사고가 집중됐다.

지난 2021년 4월까지 HUG가 발급한 보증금액은 16조원. 보증사고가 가입 2년 이후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보증보험에 가입한 100가구 중 6가구에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당시 5~12월까지 가입한 보증금액이 35조원 이상 남아있어 올해 사고금액은 3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세가격이 최고점에 달했던 2021년 하반기 전세계약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올해 하반기 사고 건수와 금액은 상반기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올해 들어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도 8000억원을 넘어섰다. 보증사고 대위변제액은 지난달 2279억원으로, 올해 4개월 만에 8144억원을 기록했다. 대위변제를 받은 가구 수도 지난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1000가구를 웃돌았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HUG 보증보험에 가입한 가구는 10만8975가구, HUG가 발급한 보증보험 금액은 25조1399억원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이 서민의 주거 안정성을 위한 제도지만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고, 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을 고려하면 HUG의 보증여력과 보증범위를 다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