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이유로 버렸다"…개 20마리 '수락산 유기' 40대 기소

얼어 죽은 토이푸들을 품고 있던 시바견 (사진=박희준 노원구청 동물보호명예감시원)

몹시 추운 날, 수락산에 개 20마리를 내다 버리고 방치해 일부는 죽음에 이르게 한 40대 피의자 A씨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이장우 부장검사)는 개 20마리를 유기하고 혹한에 방치해 학대한 A씨를 불구속으로 기소했다고 오늘(16일) 밝혔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무분별하게 개를 분양받아 경기도 의정부시 소재 농장에서 기르다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지난해 12월 16일 집단 유기했습니다.

버려진 개 20마리 가운데 16마리는 현재 분양돼 다른 가정에 보내졌고, 1마리는 안락사 됐습니다. 나머지 3마리 가운데 2마리는 여전히 서울 노원구 동물병원에서 치료 중이고 1마리는 버려진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구조에 나선 박희준 노원구청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은 "서울 노원구 일대에 영하 15도의 한파가 이어지던 때였고 산속은 더욱 추웠다"며 "얼어 죽은 토이푸들을 품에 안고 있던 시바견의 모습이 여전히 아른거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JTBC 취재진은 버려진 개들의 진단서를 입수해 지난 3월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진단서에 따르면 암컷의 경우 유선종양과 자궁축농증 등의 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이는 여러 번 출산한 개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질병입니다.

또 버려진 개들은 대부분 스피츠, 토이푸들, 시바견 등 이른바 '품종견'이었지만, 중성화 수술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품종견의 경우 반려견으로 키울 목적이라면 중성화 수술을 대부분 하는데, 번식용이라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A씨의 '동물생산·판매업' 위반 여부와 관련 "경북 청도군에서 동물생산·판매업을 하기 위해 허가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고, 의정부 농장에선 임시로 양육했던 것으로 파악돼 관련 혐의를 적용하진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