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구멍 메운 주민에 96만원 벌금 고지서 보낸 지자체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5. 1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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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오 트렌타씨가 최근 사비를 들여 보수한 도로 위 구멍.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유발해 도로 위의 지뢰라고 불리는 포트홀을 직접 수리한 주민에게 벌금을 고지하고 도로 복구 명령을 내린 이탈리아 지역당국이 비판을 받고 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바를라시나에 거주하는 클라우디오 트렌타씨는 최근 지역당국으로부터 황당한 고지서를 받았다.

트렌타씨는 지난달 26일 거주지 인근 한 횡단보도에 생긴 직경 30cm 크기의 포트홀을 보수했다. 앞서 지역당국에 포트홀이 생겼다고 신고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해결이 되지 않자 자비를 들여 직접 메운 것이다.

그런데 트렌타씨에게 돌아온 것은 포상이 아니었다. 지역당국은 트렌타씨에게 고속도로 법규를 위반했다며 622유로(약 96만원)가 적힌 벌금 고지서를 발송했다. 또 포트홀을 원래 상태로 복구하라는 명령도 떨어졌다.

트렌타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트렌타씨는 벌금을 내거나 도로를 원상 복구할 생각이 없고, 지역당국을 근무 태만으로 고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탈리아에는 수도인 로마에만 포트홀이 약 1만개에 이를 정도로 많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예산과 인력, 장비 부족 등을 이유로 보수 작업을 미루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개인이 대신하게 만들고 벌금을 부과한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누리꾼들은 “오늘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 주민에게 포트홀 보수에 든 비용과 보상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이탈리아 곳곳에 포트홀이 있어 도로가 무너질 것 같은 수준”, “다른 나라 이야기인데도 황당하다”, “포트홀 때문에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지냐?”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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