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전에 한번 더 고민”…지갑 얇아진 20대, 카드 안 꺼낸다
경기둔화 찬바람에 청년층 소득감소
20대 카드이용 가장 많이 줄어
16일 카카오톡 공개대화방인 ‘오픈채팅방’ 목록에는 일명 ‘거지방’이라는 이름의 대화모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1000명이 넘게 모인 ‘거지방’에선 익명 참여자들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지출을 줄였는지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젊은 ‘자린고비’들의 신풍속도는 이뿐 아니다.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무지출 챌린지’도 유행이다. 인색하다는 뜻의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짠테크’ 바람도 불고 있다. ‘욜로’ 열풍때 사둔 명품을 중고 거래시장에 내다파는 등 각종 노하우가 공유되기도 한다.
이같은 트렌드는 고물가와 경기불황 속에 가장 먼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청년들 상황에 기인한다. 정규직 취업자가 많지 않고 단기 일자리 비중이 높은 20대의 가처분소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경기로 소득이 줄어드는데서 나오는 우울감, 심리적 상실감을 ‘놀이문화’로 바꿔 동질감을 느끼고 위안을 얻기 위한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취업자가 전년동월보다 13만7000명 감소한 388만1000명이었다. 6개월 연속 감소세에 2021년 2월(14만2000명 감소)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표로도 20대의 소득 감소를 엿볼수 있다. 통계청 속보지표인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2020년 1월대비 0.8% 감소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저조한 수치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연령대는 20대와 60대(-0.4%)뿐이었다. 반면 30대와 50대는 각각 7.5%, 13%씩 대폭 늘었고 40대(1.7%)도 소폭 증가했다. 이같은 카드 이용 감소는 올해 초부터 관찰됐다. 고물가와 경기둔화 우려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1월 신용카드 이용액은 연령대 구분없이 모두 줄었다. 그러나 통화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며 모든 연령대에서 카드 이용이 회복하는 흐름이었다. 반면 20대는 한 해의 절반이 지나도록 부진한 흐름을 계속하고 있다. 이 교수는 “안정된 직장을 가진 30대 이상과 달리 20대는 단기형 일자리시장에 집중된다”며 “고물가와 불경기 속 단기 일자리시장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아 20대의 소득이 대폭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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