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43년…피해 경찰 치유 필요
[KBS 광주] [앵커]
5·18 43주년, 당시 진압작전에 투입됐던 경찰과 유족 이야기를 재조명하는 기획보도 이어갑니다.
오늘은 왜 경찰 이야기에 주목해야 하는지 김해정 기자가 정리합니다.
[리포트]
["1980년 5월 18일. 전국에 특별비상계엄이 0시를 기해 선포됨에 따라 광주 전역에 수천 명의 공수병들이 쫙 깔렸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체 체포된 어느 남녀 데모대 2명이 계엄군의 구둣발에 체이며 끌려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점심밥 조차 넘어가지 않았다..."]
20대 전투경찰의 고뇌가 담긴 일기장입니다.
당시 군과 경찰 사망자를 집계해보니, 상부 명령에 따라야 했던 유 씨와 비슷한 낮은 계급의 2,30대 청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군과 경찰, 부상자 숫자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군 부상자는 국군통합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아 국방부 공식 자료로 남아 있지만 경찰 부상자는 대부분 개별적으로 치료를 받아 기록이 없기 때문입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처음으로 진행한 군과 경찰 트라우마 조사 보고섭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니, 당사자들은 당시 기억이 꼬리를 물며 고통스러운 기억이 계속되는 '침습' 증상을 경험하고 있었고, 유가족들은 대부분 경제적 고통과 함께 5.18을 회피하고 있었습니다.
[최승혁/우석대 심리학과 교수 : "1차적으로 조사한 내용을 서면 분석을 해보면 군인들보다는 경찰들이 더 상대적인 박탈감이 큰 것 같아요. 정부가 제대로 된 어떤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안병하 경찰국장, 이준규 목포서장처럼 무차별 진압을 거부한 경찰의 결단과 희생이 알려지는 데만도 30년이 걸린 상황.
그 사이 피해 경찰과 유족들은 '가해자'라는 트라우마 속에 피해 세월을 보내왔습니다.
[최승혁/우석대 심리학과 교수 : "자기가 겪은 고통을 오롯이 혼자 다 감당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되는 거예요. 만성적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로 나아가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회적 지지가 되게 중요해요."]
지난 2021년 5.18 특별법 개정으로 군과 경찰의 공식 피해 조사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
조사율은 10%대에 머무른 상황.
철저한 진상조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도 이들에 대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김해정 기자 (being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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