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때 시민 상대 계엄군 발포, 최소 20곳에서 50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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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최소 20곳에서, 50차례 발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발포 명령의 주체임을 추정할 수 있는 증언도 여럿 나왔다.
조사위에 따르면, 계엄군의 첫 발포는 1980년 5월 19일 오후 4시 50분쯤 광주고 앞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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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횟수 최초 공개... 민간인 희생도
"발포 명령은 전두환" 증언 여럿 확보
1980년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최소 20곳에서, 50차례 발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발포 명령의 주체임을 추정할 수 있는 증언도 여럿 나왔다.
5ㆍ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제43주년 5ㆍ18을 이틀 앞둔 16일 대국민 보고회에서 이런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광주ㆍ전남지역 계엄군 진압 작전을 재구성하고 총상에 의한 사망 및 부상자를 지도상에 표기해 분석한 결과물이다. 계엄군의 구체적 총격 횟수가 공식 조사로 확인된 건 처음이다.
조사위에 따르면, 계엄군의 첫 발포는 1980년 5월 19일 오후 4시 50분쯤 광주고 앞에서 시작됐다. 이어 20일 오후 11시쯤 광주역 인근, 21일 11공수여단과 7공수여단이 배치된 전남도청 및 3공수여단이 주둔한 전남대 일원 등 계엄군의 대부분 작전 지역에서 발포와 피해가 있었다. 총상에 의한 사망자는 135명, 부상자는 최소 300명 이상(병원진료 기록 등에 근거)으로 파악됐다. 희생자 대다수가 머리나 가슴 등 치명적 부위에 총격을 당했다. 계엄군은 어린이, 노인 등 시위와 무관한 민간인을 죽이거나 다치게도 했다. 14세 이하 미성년자 8명, 여성 12명, 장애인 및 60세 이상 노령자 5명이 집과 사업소 근처에서 희생당했다.
최대 관심사인 누가 발포 명령을 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다만 조사위는 전씨가 발포 책임자임을 시사했다. 주요 관련자 70여 명을 대상으로 실탄 배분 및 발포 과정, 사후 조치, 상급자의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도출한 잠정 결론이다.
당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차장 박모씨는 “보안사 계통에서 지시가 내려갔다. 사실상 전두환 지시라는 것에 동감한다”고 증언했다. 이희성 전 계엄사령관도 발포와 관련, “모두 내가 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전 육군본부 보안부대장 김모 대령은 “참모차장 황영시가 작전의 실질 사령관이었는데 그를 움직인 사람이 전두환 사령관”이라고 강조했다. 조사위는 전 보안사령부 보안처 윤모 과장으로부터 “전두환 사령관에게 보고하러 갔더니, 이미 광주 상황에 대해 더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전씨가 별도 체계를 통해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코브라 공격헬기에서 20㎜ 벌컨 연습탄 사격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2022년 3월 헬기 사격 장소로 추정되는 조선대 절토지 현장조사에서 연습탄두 1개가 발견된 것이다. 벌컨포 특성상 단발 사격은 불가능해 주변을 수차례 추가 조사했지만 탄두를 더는 발견하지 못했다.
조사위는 또 최근 전남 해남 예비군훈련장 인근에서 5ㆍ18 희생자로 보이는 무연고 유해 3기를 추가 발굴해 분석 중이다. 광주교도소에 암매장된 민간인 사망자 시신이 31사단 영내로 옮겨졌다는 증언도 있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019년 12월 출범한 조사위 활동은 오는 12월 종료된다. 조사위는 내년 6월 종합보고서를 채택해 대정부 권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날 대국민 보고회가 그동안의 조사를 집대성하는 사실상 마지막 자리였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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