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이면 갈 거리, 30분 걸렸다”…도로 막아버린 노조 집회
건설노조 5만5천명 결집
대낮부터 교통혼잡 극심
16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장옥기)은 지난 1일 분신으로 사망한 노조 간부 고(故) 양회동 씨를 추모하고 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약 5만5000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오후 1시 30분에 서울 서대문역과 고용노동청 등에서 사전 집회를 연 뒤, 오후 2시부터 시청역 앞에서 본 집회를 진행했다.
본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노조원들은 “열사정신 계승하고 건설노조 사수하자”를 반복적으로 외쳤다. 건설 노조는 투쟁 결의문을 통해 “오늘 우리는 건설노동자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짓밟고 누명을 씌우며 건설노조 죽이기를 멈추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정권과 그 하수인들에 맞서 싸우기 위해 여기에 모였다”며 “모든 탄압을 사주하고 건설노동자를 살해한 윤석열 정권을 권좌에서 반드시 끌어내릴 것을 양회동 열사 앞에 약속한다”고 공표했다.
2시간 가량 이어진 집회가 끝난 뒤 오후 6시에 ‘4개 종교 추모기도회’가, 오후 7시부터는 양씨 추모와 ‘10·29 이태원 참사 200일’을 맞아 이태원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추모 촛불문화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건설 노조는 최초에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전쟁기념관과 서울대병원, 경찰청 등으로 분산돼 진행되는 야간 행진과 결의대회 참가자들의 도심 노숙을 계획했다. 하지만 경찰이 야간 행진 금지를 통고하고 시내 교통 혼잡이 커지면서 본대회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인원이 모인 집회로 세종대로 앞 6개 차로가 통제되며 인근 지역에는 극심한 교통 혼잡 상황이 펼쳐졌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 병력 100개 중대 6000명을 배치하며 교통 및 안전 관리에 나섰지만 교통 혼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교통 통제와 소음으로 시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했다. 시민 이 모씨(29)는 “평소 5분이면 갈 거리를 도로가 꽉 막혀 30분을 있었다”며 “날씨도 더운데 차까지 막히니 답답할 따름”이라 전했다.
광화문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윤 모씨(60)도 “최근 건설노조 집회가 자주 있는데 소음으로 일하는 데 지장을 준다”며 “밤까지 (집회가) 계속된다고 알고 있는데 저녁 퇴근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결의대회에 앞서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태스크포스(TF)’를 해체하고 양씨와 유족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운동본부는 “정부가 수사권의 칼날로 노동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국가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윤희근 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경찰청 민원실에 제출했다.
양씨의 빈소가 있는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선 김중배 전 MBC 사장, 신학철 백기완재단 이사장,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 등 사회원로 30여명이 양씨의 죽음에 정부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연서명에는 각계 원로인사 17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이 건설노조를 폭력집단으로 호도하고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의 요구를 협박, 강요, 공갈죄로 둔갑시켰다”며 “양회동 건설노동자의 죽음도 이 과정에서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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