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 사태’ 증권사들, CFD 미수채권 수천억 달할 듯
13곳 3월 기준 거래잔액 2조 넘어
미상환규모 정확한 예측 힘들어
손실액 2분기 실적서 확인될 듯
삼성·하나證, 라덕연 계좌 가압류
금감원, 유사투자자문 일제 점검
단속반 가동… 불법 땐 즉시 조사
지난 3월 기준 국내 증권사 중 CFD 거래를 제공하는 회사는 총 13곳으로, 거래 잔액 규모는 총 2조7698억원이다. 이 가운데 상환되지 않을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손실 발생 시 일정 기간의 유예를 두면서 분할 납부하는 것도 가능해 증권사들이 정확히 얼마나 손실을 볼지에 대한 합산은 시일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키움증권·하나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개별투자자들과 분할 납부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세력의 표적이 된 종목의 주가 폭락과 미수금을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 처분당하는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액은 외국계인 SG증권사가 우선 충당하게 된다. 이후 국내 증권사가 이를 갚아주고 나중에 개인투자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과 삼성증권 등은 라 대표의 은행예금과 증권사 계좌 등을 가압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손실을 증권사들이 온전히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간접적인 피해도 예상된다. CFD 거래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라도 이번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종목에 신용융자를 제공했다면 담보가치 하락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CFD 고객 채권 미회수에 따른 손실규모가 증권사 재무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은 작다”며 “구체적인 손실규모는 2분기 실적이 나오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유사 투자자문업자들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유사 투자자문업자에 의한 불법행위는 국민의 직접적인 재산 피해를 유발하고 자본시장을 교란해 금융 질서의 근간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 내에 불법행위 단속반을 설치해 단서를 적극 수집하고 암행·일제점검에 착수해 불법 혐의업체 적발 시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한편 불공정거래 혐의 확인 시 즉각 조사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금감원의 온·오프라인 시장정보 수집·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인력을 확충하라고 주문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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