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bhc ‘치킨전쟁’ 2R···'전산망 불법 접속' 항소심 본격화

BBQ 내부 전산망 불법 접속 혐의
2015년부터 이어져 온 치킨 전쟁
1심 박회장 징역 6월 집유 2년 선고
bhc "아이디 취득 불법 아냐" 주장
檢 "불법 취득···원심 형 가볍다" 반박

[서울경제]

경쟁사인 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한 혐의를 받는 박현종 bhc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2015년부터 지속된 치킨프랜차이즈 bhc와 제너시스BBQ 간 법적 분쟁이 끝나지 않으면서 ‘치킨전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월 대법원은 이들 사이 법적 분쟁 3건에 대해선 bhc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16일 서울동부지법 1-1형사부(부장판사 장찬)의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박 회장 측은 사내 직원으로부터 BBQ 그룹웨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취득한 것이 정보통신망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bhc 본사 사무실에서 당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사내 정보팀장에게 BBQ 재무팀 직원 2명의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건네받아 당시 BBQ와 진행 중이던 국제중재소송 관련 서류를 열람했다. 1심 재판부는 정보통신망 침해 혐의를 인정해 박 회장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열린 공판에서 박 회장의 법률대리인은 “사내 정보팀장이 BBQ의 성명 불상자로부터 구두로 전달 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박 회장이 쪽지로 건네받은 것은 정보통신망에 침입해 취득한 것이 아니므로 정보통신망법 49조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검사 측은 “포렌식 분석 결과 bhc본사에서 BBQ 그룹웨어에 접속 한 내역이 객관적으로 확인됐으며 박 회장이 취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BBQ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있는 정보통신망법상 명백한 타인의 비밀에 해당한다”며 “불법으로 취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경쟁사의 내부망에 접속한 박 회장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원심이 형이 가볍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4월 13일 BBQ가 bhc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침해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를 기각하고 bhc가 BBQ를 상대로 제기한 30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인 200억 원 가량의 배상 책임이 인정했다.

이들 간의 소송은 지난 2013년 BBQ가 bhc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bhc와 체결한 물류용역 및 상품공급 계약에서 비롯됐다. 2017년 초 BBQ가 계약을 해지하자 bhc는 BBQ가 가맹점 수 부풀리기 의혹으로 100억 원 가량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bhc가 2017년에 물류용역계약, 2018년에 상품공급계약 해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소송전이 시작됐다.

정유민 기자 ym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