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서울시 추경에 피말리는 TBS
15일 예상됐던 TBS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 뒤로 밀려
"아무것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부 분위기 최악"
추경 기다리는 동안 "TBS, 뉴스공장 반성" 보도 쏟아져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15일로 예상했던 서울시의 TBS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부가 뒤로 밀리면서 구성원들이 혼란에 빠져 있다. 인사개편과 함께 방송출연제한심의위원회 신설안까지 나왔지만 서울시의 확답이 없는 것을 놓고 구성원들은 추가 '혁신안'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있다. 추경을 기다리는 사이 각종 언론엔 TBS 이름으로 '뉴스공장을 반성한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본래 내부에선 추경 데드라인을 15일로 예상했지만 서울시 예산심사로 인해 편성 여부가 뒤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의회 제출은 30일”이라며 “공개할 때 기자설명회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다음주 편성 여부가 나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 구성원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상반기에 추경을 받지 못한다면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혁신안 등으로 추경을 기대했는데 정말 코너에 몰린 상황”이라며 “추경 관련 기약이 없어 내부에서도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다. 아무것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부 분위기는 최악”이라고 말했다.
본래 서울시는 TBS와 소통을 이어가며 추경 편성에 긍정적 의사를 비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확답 여부가 늦어지는 것을 놓고 서울시가 더 강한 '혁신안'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TBS에 강경한 서울시의회를 설득하기 위해서 이전과 대비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통과를 위해선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한 서울시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추경을 기다리는 사이, TBS는 인사개편과 함께 혁신안을 발표했다. 지난 3일 TBS는 3월 인사발령이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십 명의 2차 개편을 진행했고 지난 8일엔 임직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강령을 신설했다. 지난 11일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빚은 편향성 논란에 대한 자체 반성과 혁신 방안을 담았다”며 방송출연제한심의위원회 신설을 예고하기도 했다. 해당 안에는 방송의 공정성, 객관성 등을 훼손하는 언행으로 재단의 공정성이나 명예가 손상되는 행동(방심위 법정제재 포함)을 한 이의 출연을 제한한다고 명시해 김어준씨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관련 기사 : 임직원 정치활동 금지 강령 신설한 TBS, 제2의 김어준 사전 차단?]
[관련 기사 : 추경 간절한 TBS… 서울시장 면담 이후 대대적 인사개편]
구성원들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다. TBS 노동조합은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에 “혁신안을 통해 더 공정한 공영방송으로 TBS가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새로운 경영진은 방송의 공정성, 중립성을 바로잡기 위한 내부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TBS를 지금의 위험에 빠뜨렸던 전 경영진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경제 기사 제목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반성에 노조도 동참…“전폭적 지지”〉다.
언론노조 TBS지부는 16일 미디어오늘에 “'방송출연제한심의위원회'는 KBS와 MBC 등 공영방송에서도 운영하고 있는 제도로 방송의 공정성 및 객관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심의위 도입이 본래의 취지를 왜곡해 제작 자율성과 편성권 침해 도구로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지역공영방송 TBS의 생존을 도모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9년 미디어재단으로 독립했지만 상업광고영업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전히 재원을 서울시에 의존하고 있는 TBS로선 행정기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TBS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예산이 삭감돼 '제작비 0원'을 호소하고 있고, 2024년부로는 서울시 출연금이 아예 끊기는 'TBS 조례 폐지안' 통과로 존폐 기로에 선 상태다.
정태익 TBS 대표는 지난달 26일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6월 이후 예산이 모두 비는 상황”이라며 “송신소, 임차료, 전용 회선 사용료 그리고 한글과컴퓨터 같은 상용 소프트에 대한 구입 비용이 없게 된다”며 추경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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