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FTA 불씨 살리나… 4년 만에 모여앉은 한일 경제인들
양국 경제협력 공감 “1+1이 3, 4가 될 것”
FTA 재추진, 희토류 대체기술 개발 등 논의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청년에게 써야”
한·일 관계 훈풍을 타고 양국 경제계의 협력 무드가 짙어지고 있다. 16일 한·일 경제인 24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회의에선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재추진, 희토류 대체기술 공동 개발 등이 언급돼 주목을 받았다.
한국 측에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원경 삼성전자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 전 외무성 사무차관인 사이키 아키타카 미쓰비시상사 이사, 아소 유타카 아소시멘트 회장 등이 자리했다.
한일경제협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개회사에서 △메가 FTA 협력 △경제안보 강화 △제3국 공동진출 △핵심 광물 및 에너지 보장 △탈탄소 추구 등 한일 양국의 과제를 제시했다. 일한경제협회장인 사사키 미사오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은 “일본과 한국에는 공통의 과제도 많아 서로 보완함으로써 시너지가 생겨난다”며 “결과적으로 1+1이 2 이상, 3이나 4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발표에 나선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당시 양측은 한일 FTA를 시급히 재검토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일 FTA가 재추진된다면 11년 만에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다. 산업부 FTA 홈페이지에 따르면 양국 정부의 FTA 실무협의는 2012년 6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한일 FTA는 2003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정부 간 교섭 개시에 합의하면서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여러 정부에 걸쳐 수차례의 실무협의를 가졌지만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휴면상태에 들어갔다.
정 부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희토류 대체기술을 공동 개발할 역량과 유인이 있기에 앞으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자원개발 관련 한일 비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희토류 대중 의존도는 85.7%, 일본은 59.1% 수준이다. 일본은 일찍이 민관합작으로 희토류 개발에 나서면서 한국보다 대중 의존도가 낮지만, 미·중 갈등 격화로 두드러지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려면 희토류 대체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이키 이사는 전경련과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조성 중인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을 대학생 교환학생이나 중·고등학생 수학여행을 지원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일경제인들은 오는 17일 이틀간의 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할 계획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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