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에 '개미·개혁파' 도전장…외풍 돌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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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주들이 힘 합쳐 KT의 1.6% 지분을 모은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이 배창식 카페장을, KT 소수노조인 새노조가 김종보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외풍'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는 KT에 이들이 사외이사로 등극할지 관심이 모입니다.
KT는 오늘(16일) 오후 1시에 KT 주주들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마감했습니다.
상법 상 KT는 의결정족수 3명을 못 채운 1명(김용헌 사외이사)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사회 구성이 급선무인 상황입니다.
KT는 "KT 주식을 6개월 이상, 1주라도 보유한 모든 주주들은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이 가능하다"며 "주주 추천 사외이사 1인 이상을 포함하여 이사회를 구성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개미·개혁파가 KT 쇄신에 나선 배경
사외이사 예비후보로 추천된 배창식 KT주주모임 카페장은 "일주일 간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찾기 어려웠다"며 "사외이사가 개인주주들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면 다양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배 후보는 사업을 10년 이상 이끈 경험이 있고 미등기이사로 활동한 전적이 있어 KT 사외이사 활동을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국 자본주의가 성숙해진 만큼 개인주주를 대변하는 법인의 사외이사가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주주가치제고와 주주들의 안정적인 배당을 담보하고 투자하기 좋은 회사로 가꾸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KT 소수노조인 새노조는 기업경영에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김종보 휴먼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추천했습니다.
새노조는 "김 변호사가 공정거래·상법·노동 등 분야 법률전문가로 한국사회의 정경유착 문제와 비합리적 기업경영 문제에 대해 소신 있게 발언하고 개혁을 추구해왔다"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KT는 정치인과 결탁하거나, 비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의 의견을 대변해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감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최고 경영진 단계에서의 비리 문제 등 내부 감시·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통해 파악하거나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며 "KT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공정한 권익을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KT는 구현모 전 KT 대표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인해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습니다.
둘의 구체적인 목표는 다르지만 소유분산기업 KT의 독립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의견에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대주주들은 '쉿'…정치권 '외풍' 부담
KT의 대주주로 꼽히는 국민연금·현대차·신한은행은 추천 사외이사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뉴 거버넌스 구축 TF' 구성원을 주주들에게 추천받을 때도 이들은 구체적인 추천인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민영화된 지 21년 차인 KT는 경영권을 휘두를 수 있는 대주주가 없어 주주가 잘게 쪼개진 소유분산기업입니다.
하지만 KT는 매번 정권의 '전리품'처럼 취급돼 왔습니다. 특히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라는 이유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정부패가 드러났고 경영진이 바뀌는 등 홍역을 앓았습니다.
정치권의 영향을 받는 대주주들 역시 KT를 위한 최선의 경영적 선택을 하기보다는 정치권 입맛에 맞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김용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통신·방송 사업은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정치권의 영향을 받기 쉽다"며 "소유구조분산기업 주주·이사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해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숙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KT 주주 추천 절차와 관련해서는 "(KT 입장에서는) 정치권을 대변하는 대주주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며 "소액주주들의 문제까지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KT는 추천된 사외이사 예비후보 중 평가를 거쳐 최종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한 뒤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외이사 안건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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