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동성부부 입양권 확대 법안 통과…혈연 조건 폐지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한 타이완에서 동성 부부의 입양권을 확대하는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AFP 통신과 타이완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타이완 입법원(국회)은 오늘(16일) 동성 부부가 공동으로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타이완에서 동성 부부의 입양 절차는 기존 법률에 따라 다른 부부와 동일해졌습니다.

'시민 파트너십 권리 촉진을 위한 타이완 동맹'(TAPCPR)은 성명에서 "4년간의 힘겨운 작업 끝에 오늘 드디어 입법원이 동성 커플의 혈연 관계없는 입양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며 "이번 성공은 LGBTI(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젠더 평등을 촉진하는 데 타이완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환영했습니다.

앞서 타이완에서는 2019년 5월 17일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내용의 특별법안 통과돼 같은 달 24일부터 동성 부부가 관청에 혼인 신고를 할 수 있게 되면서 타이완은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한 국가가 됐습니다.

하지만 한쪽 배우자의 친자녀만 입양할 수 있도록 허용해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합법적 부모의 자격을 얻지 못했습니다.

타이완 동성 결혼 허용 4주년을 하루 앞둔 오늘 통과된 개정안은 이 같은 혈연 조건 제한을 없앤 겁니다.

타이완은 앞서 지난 1월에는 타이완인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적자의 동성 혼인 신고를 허용했습니다.

TAPCPR은 "지난 1월 다국적 동성 결혼 허용에 이어 타이완은 결혼 평등을 향해 또 하나의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향후 우리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타이완-중국 커플의 결혼 허용 등 동성 커플의 동등한 권리를 향해 계속 작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시아 성 소수자 인권 운동의 선봉에 선 타이완에서는 2019년 동성 결혼 허용법이 통과됐을 때 20만 명이 축하 행진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2021년 타이완 당국 자료에 따르면 그 후 2년간 최소 7천 쌍의 동성 부부가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중국에서는 베이징 LGBT 센터가 폐소를 발표하는 정반대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베이징 LGBT 센터는 성명을 통해 "피할 수 없는 상황 탓에 오늘 운영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센터는 2008년 개소해 현지 성 소수자 사회에 정신건강 치료, 의료 지원, 사회적 지원 등을 제공해 왔습니다. 성 소수자들이 직면한 도전들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과 연구도 수행해왔습니다.

중국 당국은 1997년 동성애 처벌을 폐지했고 2001년에는 정신장애 목록에서도 동성애를 삭제했지만, 동성 결혼은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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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기자 (root@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