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나무 심어서 100억 원 보상?…조경업자와 7:3 계약까지

박진영 2023. 5. 1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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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앵커]

엊그제까지 벼농사를 짓던 논에 나무를 심어서 수십억 원을 벌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공공기관이 옮겨올 지역에 일부러 나무를 심은 뒤, 국가에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집중취재 먼저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상주시 사벌국면, 현재 대구에 있는 경북 농업기술원이 3년 뒤면 옮겨 올 곳으로, 2017년, 이전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2017년 6월 29일/KBS 9시 뉴스 :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이전지가 상주시 사벌국면 삼덕리 일원으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이전 발표 직후, 마을 곳곳에 조경용 나무가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발표 시점과 비교하니 나무 심은 곳이 확연히 눈에 띕니다.

이 땅은 원래 벼 농사를 짓던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둘레가 얇은 어린 단풍나무와 소나무가 가득한 모습입니다.

모두 외지 조경업자와 마을 주민 30여 명이 나무 보상금을 노리고 벌인 겁니다.

토지보상법상 국가가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를 취득하면, 토지 외에 나무 등의 지장물도 함께 보상해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경업자가 나무를 심고 관리하면 보상비의 7을 조경업자가, 3을 주민이 갖는다는 계약서까지 작성했습니다.

[동네 주민/음성변조 : "땅을 그냥 놔두면 땅에 대한 보상만 받지만, 나무를 심으면 나뭇값 그것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전지 전체 면적 96만 제곱미터 중 이전 발표 직후 1, 2년 사이에 새로 나무가 심어진 면적은 약 12만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제곱미터당 나무 보상비는 약 10만 원, 총 보상금액은 최대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모두 국민 세금입니다.

해당 조경업자와 마을 주민들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자신들은 말하고 싶지 않다며 모두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나무 심은 마을 주민/음성변조 : "아 저는 통화하기 싫어요. 그건 같으면 더 통화하기 싫어요."]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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