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광고 거부할 권리”...디지털 서비스 이용자법 논의의 장 열려
‘한국판 DSA 입법 토론회’ 개최
EU에서 제정한 디지털서비스법(DSA)은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 권리 강화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허위·불법 콘텐츠 확산을 막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소위 빅테크로 불리는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 주요 규제 대상이다.
최근 들어 국내서도 DSA 입법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되는 가운데, 한국 환경에 맞는 입법 논의를 위한 장이 마련됐다.
정필모·윤영찬·이정문(더불어민주당)·박완주(무소속) 의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 강화를 위한 ‘한국판 DSA 입법 토론회’를 열고 국내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 보호법 제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한국소비자연맹이 공동 주최했다.
현재 국내법에서는 정보통신망법이 불법콘텐츠 관련 이용자 보호 규정을 담고 있고, 전기통신사업법을 통해 정보통신망 상에서 유통되는 불법물에 대한 유통 방지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광수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 보호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행법에는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에 부분적으로 규율되어 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불완전한 측면이 있어 포괄적인 법안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김현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행법의 한계를 설명하며 “현재 정보통신망법에도 이용자 보호와 관련된 내용이 일부 있으나, 범위가 협소하고 사후 규제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이병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모든 DSA 규정을 가져오기보다는 국내 환경에 맞는 규율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높다”며 “자율 규제가 많이 논의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틀을 잡는 법적 규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EU가 빅테크에 대한 DSA같은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는 맥락을 이해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도엽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EU의 경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맥락도 있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우리나라의 맥락에 맞게 가야 한다”며 “맞춤형 광고는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기에, 순기능은 확대하면서 이용자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EU는 DSA 외에도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 디지털시장법(DMA) 등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박소영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또한 “해외 법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이용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판단에서 출발하는 일반법 마련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의 전체적인 기조가 ‘자율규제’에 방점이 찍혀있는 만큼, 새로운 입법은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영규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최근 플랫폼 자율규제기구가 출범하며 구체적인 방안도 내고 있다. 현재로서 핵심적인 정책 기조는 자율규제 기구가 원활히 운영되도록 간접 지원하는 것”이라며 “자율규제기구가 최대한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관리 감독하면서 책임도 확실하게 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자율규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교란 행위나 불공정거래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그때는 정부가 직접 규제하고 공정성 확보에 대한 책임도 정부가 지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신영규 과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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