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 맡겼더니 자살골? 코너 몰린 ‘처럼회’

박성의 기자 2023. 5. 1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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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尹 선봉대’ 김의겸→최강욱→김남국 ‘줄 논란’
與 넘어 野 일각서도 “모임 의미 퇴색, 해체해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공격수가 자살골만 3골 넣은 셈이다."

경기도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처럼회'를 가리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을 위하는)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실수가 반복되면 그것은 실력이다.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벤치로 물러나는 게 순리"라고 주장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코인 논란'이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로 번지는 모습이다. 김 의원뿐 아니라 김의겸‧최강욱 의원 등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연이어 설화에 휩싸이자, 여권뿐 아니라 야권 일각에서도 '처럼회 해체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다만 '처럼회' 주축 멤버들이 더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면서 관련 논란이 '계파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김남국마저…반복되는 '처럼회' 흑역사

'처럼회'의 정식 명칭은 '행동하는 의원모임 처럼회'다. '누구처럼 되자' 혹은 '누구처럼 되지 말자'는 뜻으로,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공부하자는 취지에서 2020년 6월 출범했다. 1기 멤버는 김남국 의원을 비롯해 최강욱·김승원·김용민·황운하·이탄희 의원이었다. 이후 김의겸·문정복·민형배·윤영덕·장경태 의원 등이 합류하며 약 20여 명 규모의 당내 대표 초선 모임이 됐다.

이들 모두 강성 성향의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 옹호했으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공격수 역할을 자처했다. 이에 이들 모두 '개딸'(개혁의딸‧이재명 대표의 강성지지층)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

문제는 중요 국면마다 '처럼회' 회원들이 실점을 반복하고 있단 점이다. 김의겸 의원의 경우 정계 입문 당시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 출마를 노렸으나 '흑석동 재개발 투기 의혹'에 휘말리며 뜻을 접었다. 이후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배지를 단 뒤 '처럼회'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후 가짜뉴스로 판명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며 망신을 샀다.

최강욱 의원도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일명 '짤짤이 논란'에 휘말리면서 도덕성에 금이 갔다. 최 의원은 지난해 4월 같은 당 의원 및 남녀 보좌진과 온라인 화상 회의를 진행하다 남성 동료 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자 성적인 행위를 상징하는 "XXX를 하느라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 윤리심판원은 만장일치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으나, 최 의원은 재심을 청구했다. 최 의원에 대한 징계는 현재까지도 결론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최 의원의 '짤짤이 논란'이 김남국 의원 탓에 발생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4일 한 진보 매체 기자는 페이스북에 지난해 저서 집필 과정에서 최 의원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최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김남국이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서 코인 투자를 했는데, 코인값 올랐다고 자랑할 때도 있고 자기 것은 다 팔았는데 다른 사람 것은 더 올라서 속상하다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 얘기를 밖에 해버리면 안 그래도 코인 투자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은데, 논란의 불똥이 김남국으로 튈 것 아닌가"라며 "나 살겠다고 차마 그 얘기까지는 못하겠더라"라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민형배 의원은 지난해 '검수완박' 국면에서 민주당을 탈당했다가 1년 만에 복당해 '꼼수 탈당'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김남국 의원은 코인 논란에 앞서 지난해 한동훈 장관 청문회 당시 '이모 교수'를 '이모'로 잘못 이해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4월2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고발사주 의혹' 관련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에 대한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쯤되면 해체해야"…당내서도 불만 가중

'처럼회'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당내서도 불만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당내 강성지지층에 기대 무리한 비판을 일삼으면서, 정작 '민주당스럽지' 못한 논란을 연이어 촉발시켰다는 비판에서다.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의원을 비호하는 처럼회를 해체하고, 김 의원을 비호하며 처럼회를 떠받드는 극성 팬덤정치를 확실하게 끊어내라"라며 "이 대표가 미적거릴수록 당내 청년들은 더 극심한 폭력에 시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같은 날 시사저널과 만나 "어떤 개인도, 어떤 조직도 당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며 "당의 확장과 총선 승리에 득이 되지 못한다면 그 모임은 과감히 해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처럼회' 내부에서는 자성론보다는 '자강론'이 득세하는 모습이다. '처럼회'의 취지와 성과를 일부 비명계와 여권이 고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에서다. 동시에 김남국 의원을 둘러싼 '코인 논란'을 검찰의 기획 수사로 규정한 뒤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처럼회' 소속 장경태 의원은 16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처럼회' 해체 주장에 대해 "계파 모임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이런 모임들이 저는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공부하고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 의원들이 함께 소통하는 기구"라며 "정치적 노선을 가진 이런 모임들은 더 활성화돼야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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