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으로 유학·콘도비 유용… 감사원, 비영리단체 10곳 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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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16일 비영리 민간단체 10곳에서 합계 17억4000여만원의 정부 보조금 횡령이 일어난 것을 확인하고 단체 대표 등 73명을 횡령, 사기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부터 행정안전부 등 8개 정부 기관의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실태 감사를 진행했다.
이 단체가 이런 식으로 가져간 국고보조금은 본부장 자녀의 사업과 주택 구매, 손녀 말 구입 및 유학비, 본부장과 가족의 골프·콘도 이용 등에 쓰였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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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계약·대금 뻥튀기 17억 ‘꿀꺽’
손녀 말까지 구입 도덕적 해이 심각
감사원은 지난해 8월부터 행정안전부 등 8개 정부 기관의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 실태 감사를 진행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대표로 있던 정의기억연대의 정부 보조금 유용혐의 재판이 일부 계기가 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7∼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방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한 민간단체는 총 10억5300여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단체의 본부장은 회계 담당자의 지인 등을 강사로 등록하게 하고 400회 넘게 강사료를 지급한 뒤 그 돈을 가족 등을 통해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1억3000여만원을 횡령했다.
이들은 영상 제작 업체 등에 대금을 지급한 후 사업 취소 등 이유로 되돌려받는 식으로 6억4700만원, 현수막 제작 업체 등에 대금을 부풀려 지급하고 남은 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9800여만원도 횡령했다. 이 단체가 이런 식으로 가져간 국고보조금은 본부장 자녀의 사업과 주택 구매, 손녀 말 구입 및 유학비, 본부장과 가족의 골프·콘도 이용 등에 쓰였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단체에서 일하지 않는 직원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후 되돌려받는 수법도 다수 적발됐다. 한 공공 외교 관련 보조 단체 대표는 행사 지원차 나온 인원에게 회당 500만∼800만원씩 준 근무비를 돌려받고도,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에 인건비 지급 사항을 올려 정부 보조금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여성 인권 관련 보조 단체 비상근 대표는 여성가족부 보조사업에 참여하면서 해외여행을 하고도 근무한 것처럼 확인서를 작성해 인건비 665만원을 받아 갔다.
가족이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허위 용역 계약을 발주하고 1억여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례도 나왔다. 한 업체는 해외에서 이미 출시된 제품을 보조사업에 허위로 제출하고 지원금 1억1000만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부정행위를 도운 21개 거래 업체와 직원 36명에 관련한 내용도 경찰에 전달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정부 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행태에 경종을 울리고자 실시했다”며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감사 결과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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