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49층' 변경 안 한다…'한 동 남기기'도 철회

기존 35층으로 진행키로…비용 증가·공기 지연 부담 의견 우세한 듯
108동 보존·활용계획 철회하고 공원 만들어 기부채납

6지난 2021년 5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이주개시(6월1일~11월 30일)가 확정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단지 모습. 현재는 이주를 마치고 단지가 전면 철거된 상황이다. 2021.5.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이 49층으로 상향하려던 시도를 접고 기존 35층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한 동 남기기'에 따른 108동 보존·활용 계획도 철회됐다.

16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은 총회를 열고 '서울시 35층 층수제한 폐지에 따른 설계변경 진행의 건'을 찬성 634표, 반대 1297표, 무효 및 기권 49표로 부결 결정했다.

앞서 조합은 6년 전인 2017년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서 당시 서울시의 층수 규제에 따라 35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이미 2021년 6~11월 이주개시에 따라 이주를 마치고 단지는 전면 철거된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2040 서울플랜'을 발표하면서 한강변 아파트의 35층 높이 제한이 폐지되자, 조합은 49층으로 상향하는 방안의 설계업무에 착수해 조합원 설문조사를 거친 뒤 설계변경 안건을 수립해 이날 투표에 부친 것이다.

16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 총회 자료.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설계변경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관심이 컸다. 공사비가 늘고 공사기간이 지연되더라도 '제대로 짓자'는 의견이 있는 반면, 비용과 공기가 한없이 지연돼 '오히려 손해'라는 의견이 충돌했다.

조합 측이 제시한 공기로는 35층 설계의 경우 내년 3월 착공해 같은 해 11월 터파기 공사를 완료하고 2027년 11월 준공하며, 49층은 올 연말 정비계획 변경고시를 거쳐 내년 8월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는다고 보고 내년 11월 모든 인허가 절차를 종료해 2028년 6월 준공하게 된다.

층수 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분은 약 1500억원, 인허가 비용 약 300억원, 이주비 금융비용 약 400억원에 더해 7개월의 공기 증가로 인한 추가 비용도 부담이었다. 시장에서는 "6~7개월밖에 차이가 안 난다고는 해도 실제론 더 걸리고 지금 자재도 부족한데 비용도 몇억씩 더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오던 터다.

반면 층수를 높이면 한강조망세대와 남향세대가 늘고, 동과 동 사이 거리도 확대돼 주거환경이 개선된다는 장점도 있었다. 한강변 도심 초고층 아파트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 이래 20년을 기다려온 주민들로선 '빠른 재건축'에 표를 준 것으로 보인다.

오득천 조합장은 이날 총회 직후 "그동안 층수 변경 때문에 조합원간 분쟁이 많았다"면서도 "오늘 결과 이후 앞으로도 조합원의 자산을 극대화할 방법이 있으면 언제든 강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최고 35층 55개동 총 5002가구로 거듭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추진된 '한 동 남기기'에 따른 108동 보존·활용 계획을 철회하고 덮개공원을 조성하는 등의 '기부채납시설 계획 변경의 건'이 1000여표 넘는 찬성 우세로 가결됐다. 앞서 개포주공 1·4단지와 잠실주공5단지도 한 동 남기기를 철회한 바 있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