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꾸는 베리베리, 느리지만 확실하다[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그룹 베리베리(VERIVERY)는 여전히 ‘꿈’꾼다.
베리베리(동헌, 호영, 민찬, 계현, 연호, 용승, 강민)가 16일 일곱 번째 미니 앨범 ‘리미널리티-EP. 드림’(Liminality - EP.DREAM)으로 돌아왔다. ‘리미널리티’는 한쪽에 속하지 않고 어떠한 기준 혹은 공간의 경계에 놓여있는 상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꿈’을 주제로 한 이번 앨범을 내놓으며 베리베리 멤버들은 “팬들을 위해 계속 멋지게 노래하고 무대에 오르는 게 우리의 꿈”이라고 입을 모았다.
본격적인 컴백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멤버들은 “빨리 보여드리고 싶어서 엄청 기다렸다”, “무더운 여름을 함께 날 수 있는 앨범이 되길 바란다”고 다소 들뜬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세 번째 싱글 앨범 ‘리미널리티- EP. 러브’를 통해 ‘사랑’을 풀어내며 행복의 요소를 찾아가기 위한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이번 앨범은 행복의 요소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꿈’을 향한 열정을 담아냈다.
연호는 “지난 세계관에서 베리베리가 어둠을 마주하고 내면과 싸웠다면 이제는 그 경계선을 넘어서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경계선을 뛰어넘어서 베리베리가 어둠을 물리치고 저희의 행복의 요소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며 더 확장된 세계관을 예고했다.
이번 앨범을 베리베리만의 이야기로 소화하기 위해 멤버들이 생각하는 꿈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각자가 생각하는 꿈에 대해 묻자 계현은 “꿈이란 것 자체는 반짝반짝 빛나지만, 그 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인내와 고통,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강민은 “꿈이 무섭기도 힘들기도 했다. 이제는 긍정적인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용승은 “제가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게 꿈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 온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생각하는 꿈의 형태나 생김새들을 수록곡에 담을 수 있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크레이지 라이크 댓’이다. 테크노와 일렉트로닉한 베이스 사운드에 베리베리의 감미로운 보컬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꿈을 향한 독기를 긍정적인 가사로 풀어냈다. 청량하거나 강렬한 퍼포먼스로 주목받았던 베리베리는 그루비 하고 듣기 편한 팝송 느낌의 이번 곡을 두고 멤버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고 했다.
결국 ‘도전’을 택했다는 멤버들. 동헌은 “우린 항상 도전하는 팀이다. 쉽게 보지 못한 K팝 곡이란 생각이 들어서 첫 녹음을 하고 나서는 엎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며 “베리베리의 가장 큰 강점이자 색깔은 어떤 장르든 우리의 것으로 흡수하는 거다”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쥬이시 쥬이시’(JUICY JUICY), ‘레인코트’(Raincoat), ‘스마일 위드 유’(Smile With You)에 CD에만 수록되는 ‘땡큐, 넥스트?’(Thank you, NEXT?)(CD Only)까지 총 5곡이 수록된다. 데뷔 전부터 꾸준히 작사·작곡과 프로듀싱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베리베리는 이번 음반에서도 수록곡 ‘레인코트’, ‘스마일 위드 유’ 등의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6개월의 활동 공백기 동안 곡 작업과 함께 운동도 열심히 했다. 용승은 “상체 노출신이 있어서 식단과 운동을 열심히 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서 철봉에 거꾸로 매달리는 신이 있어서 길에서 철봉만 보이면 매달렸다”며 웃었다.
계현 역시 “올해에는 몸을 예쁘게 만들고 싶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강민은 “이번에 노출도 많고 자유로운 의상들을 다양하게 입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베리베리의 성장은 느리지만 확실하다. 지난 2019년 1월 데뷔해 올해로 데뷔 4주년을 맞은 베리베리는 1년에 3~4개의 앨범을 꾸준히 발매하며 노래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그 내공은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베리베리는 전작을 통해 초동 판매고 기록 경신, 첫 음악 방송 1위의 꿈을 이뤘다. 또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강민은 “짧은 연습생 기간을 거치다 보니 데뷔 초에는 제가 봐도 부족한 제 모습이 보였다. 잦은 컴백에 아직 준비되지 않은 제 모습을 마주해야 하는 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런데 계속 이 일을 하다보니 저희처럼 이렇게 자주 컴백하는게 당연하지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들더라.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제가 봐도 멋있다”며 웃었다. 계현은 “공백기가 더 힘들다. 활동하는게 더 행복하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베리베리는 지난해 9월 미주, 남미 총 16개의 주요 도시에서 해외 투어를 가졌다. 지난 1월에는 일본, 대만 등에서 첫 아시아 단독 콘서트를 개최해 각국의 많은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용승은 “해외 투어를 다녀온 뒤 팬분들에게 저희의 마음을 더 진솔하게 전달하고 싶어 지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코로나 시기에 데뷔해 팬들을 만날 기회가 적었던 베리베리에게 이번 해외 투어는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연호는 “해외 팬들을 마주하게 되면 문화적 차이는 있지만 그 에너지는 고스란히 느껴진다. 언어는 달라도 에너지를 온전히 받는 느낌이 든다. 돌아와서도 우리끼리 더 열심히 해보자는 동기부여와 원동력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멤버 민찬은 컨디션 난조와 심리적 불안 증세 등의 이유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민찬은 2020년 10월에도 불안 증세와 건강 악화로 활동을 잠시 중단, 8개월 만에 복귀했으나 지난해 12월 다시 한번 건강 악화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민찬의 근황에 대해 호영은 “본가로 내려가 쉬면서 건강이 호전되고 있다. 민찬이랑 단톡방에서 스케줄과 결과물들에 대해 활발히 얘기하고 있다. 이번 타이틀 곡도 같이 들어줬고 의견도 많이 내줬다. 많은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강민은 “저희가 주기적으로 같이 고기를 구워 먹는데 그 때마다 같이 먹자고 연락한다”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은 올해 1995년생인 리더 동헌이 입대를 앞두고 내놓는 마지막 완전체 앨범이다. 이에 대해 동헌은 “아직 정확히 정해진 플랜은 없다. 이번 활동에 열심히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베리베리는 독특한 팀명 탓에 ‘칼각베리’, ‘유잼베리’ 등 다양한 별칭으로도 불리고 있다. 새롭게 얻고 싶은 애칭에 대해 멤버들은 ‘장수베리’를 꼽았다. 동헌을 시작으로 베리베리의 군백기가 예상되지만,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도 늘 베리베리로서 함께하고 싶다는게 멤버들의 다짐이다.
이번 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목표에 대해 연호는 “저희의 곡들이 많은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계현은 “멤버들 모두 외적으로도 성숙해졌지만 내적으로도 건강하고 단단해졌다. 그런 저희의 성장이 여러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 선한 영향을 드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헌은 “민찬이까지 함께 하는 완전체 무대를 올해 안에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끝으로 올해 콘서트, 해외 활동 계획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올 하반기에 (군 입대) 발표가 난 만큼 꼭 팬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콘서트, 해외 투어가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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