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거부권 행사 후폭풍… 이번엔 간호사 단체행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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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간호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간호사들은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며 반발했다.
의사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등으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는 17일 예정했던 총파업을 유보했지만, 이번엔 간호사들이 단체행동을 벌일 계획이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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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후 마라톤 회의… 단체행동 수위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간호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간호사들은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며 반발했다. 의사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등으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는 17일 예정했던 총파업을 유보했지만, 이번엔 간호사들이 단체행동을 벌일 계획이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간호법을 제정하겠다고 말한 증거와 기록이 있는데도 스스로 약속을 파기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영경 간호협회 회장은 간호법 거부권이 행사된 국무회의 직후 "공정하고 상식적이지 못한 불의한 정치인과 관료들을 총선기획단 활동을 통해 단죄하고 파면하는 투쟁을 전개하겠다"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그간의 모든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간호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끝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간호협회는 이날 오후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기 위한 단체행동의 수위와 방식을 두고 마라톤 회의를 벌였다. 간호협회는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총파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지만,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서 이른바 'PA(진료지원인력) 업무'를 하는 간호사들이 수술실 보조 업무를 중단하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설 경우 의료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1만여 명 규모로 추산되는 PA 간호사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등과 함께 수술·시술 보조를 하는데 이는 의료법상 불법이다. PA 간호사들이 근무는 하되 의료법상 정해진 간호사 업무만 수행하는 식으로 준법투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앞서 간호협회가 지난 8~14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사의 98.6%가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단체행동 수위와 관련해서는 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에 64.1%가, 1인 1정당 가입 '클린정치 캠페인'에 79.6%가 각각 참여 의사를 밝혔다.
간호법에 반대해 온 의료연대의 반발도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의료연대는 거부권 행사에 따라 17일 예정된 총파업을 국회 재의결 시점까지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법안처리가 원만히 마무리될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 따라 단체행동이 재점화될 수 있다.
정부는 의료공백이 발생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의료 공백은 절대 발생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의료법이나 노동조합법,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률과 보건의료 재난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에 따라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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