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필요해”··통신사에 SOS 보내는 은행 [아이티라떼]
청년 대출고객 확대·연체율 안정 관리
美, SNS 댓글·평점까지 신용평가에 활용
KB 알뜰폰 리브엠 ‘진짜 가치’도 데이터
최근 수년 새 금융사들에 중요한 화두로 CSS가 부상했습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대출 수요를 발굴하면서 연체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정밀한 CSS 알고리즘 구축입니다.
일례로 SK텔레콤과 하나은행이 최근 손잡고 ‘금융·통신·미디어·유통 데이터 결합 신사업 추진 업무 협약’이란 것을 맺었습니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 SK그룹 내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들이 하나금융그룹(은행·카드·증권)과 보다 정교한 CSS 알고리즘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가 활용될지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하지만 통신비 납부실적(SK텔레콤)와 IPTV 이용 실적(SK브로드밴드), 물품거래(11번가) 내역 등이 대안적 신용평가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개인 신용도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해당 고객의 금융거래 내역은 물론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해당 고객에 대한 댓글, 평점까지도 대안적 평가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 데이터는 고객이 얼마나 성실하게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지 측정하는 귀중한 데이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존 신용평가정보에 더해 통신사 요금 납부 정보를 붙였습니다. 그 결과, 통신사 요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한 기간이 길수록 신용평가도가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통상적으로 은행들이 대출을 관리할 때 활용하는 소득 수준과 직업과 같은 데이터가 없는 대학생, 주부 등에 새로운 신용 평가가 가능해졌고, 이는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인터넷은행과 출판유통사 간 데이터 협력 사례도 있습니다.
책을 자주 구매한 고객일수록 안정적 신용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보다 적극적인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죠.
이 같은 순기능 때문에 SK와 하나금융그룹도 이번 데이터 결합 협력을 ‘ESG’라는 사회 공헌적 관점에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대안적 데이터가 결합될수록 은행은 정밀한 신용 평가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A라는 신규 고객의 연체 가능성까지 예측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금융소외계층을 돕는다는 공헌적 취지 이상으로 낮은 연체율 관리는 금융사들의 수익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업 경쟁력인 것이죠.
사족으로, 이런 경쟁 구도 관점에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인 ‘리브엠’은 시장 가치가 매우 큽니다.
금융거래 정보가 부족한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 미래 중금리 대출 고객들이 이통3사가 아닌 알뜰폰 서비스에 대거 가입하고 있고, 이 고객 데이터를 지금 리브엠이 방대하게 쌓아가고 있습니다.
KB금융그룹 입장에서는 하나금융처럼 굳이 SK텔레콤이라는 이통사에 손을 빌릴 필요가 없이, 자회사인 KB리브엠을 통해 CSS 알고리즘 고도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
젋고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을 미래 고객으로 유도하는 동시에 보다 정밀한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파이프라인’으로 금융사 계열 알뜰폰 회사가 갖는 사업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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