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입술이 파래요" 청색증 심질환
전신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인 정맥혈은 검붉은 색이 된다. 이 혈액이 피부를 통해 보게 되면 푸른색으로 보이는데 특히 피부가 얇은 입술 부위가 더 선명하게 보인다.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폐에서 산소를 받아들이지 못한 검붉은 정맥혈이 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공급되므로 각 조직들이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심각한 선천성 질환을 '청색증 심질환'이라고 따로 분류하여 적극적인 치료 즉 수술을 하게 된다.
특히 그 중에서도 '팔로4징'이라는 질환이 가장 흔해서 전체 선천성 심장질환의 5~7%를 차지하는데 1세 이상의 청색증 환자를 기준으로 하면 무려 75%에 달한다. 이는 이 질환이 흔하기도 하지만 다른 질환들은 1년을 버티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팔로4징'이란 '팔로'라는 의사가 처음 기술했는데 4가지 문제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심실에서 폐동맥으로 나가는 부위가 좁아지면서 우심실의 혈액이 심실 사이의 구멍을 통해 좌심실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적으로는 좌심실의 압력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좌심실에서 우심실로 혈액이 이동하지만 이 때는 우심실에서 혈액이 폐로 가는 양이 워낙 적기 때문에 우심실이 비대해지면서 반대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원칙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해서 좁아진 우심실과 폐동맥 부위를 넓혀주고 심실중격결손을 막아주면 완치가 된다. 25년 장기 생존률이 95% 정도 될 정도로 수술 성적도 좋다. 다만 폐동맥이 지나치게 좁아졌거나 막혔을 때는 처음부터 수술하면 폐에 너무 많은 혈액이 몰리면서 폐혈관이 감당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때는 대동맥에서 폐동맥으로 인공혈관을 이용하여 연결하는 'B-T 단락'을 먼저 시행한 다음 폐혈관이 어는 정도 적응한 다음 2단계에서 완치를 목표로 한 수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대혈관 전위도 전체 선천성 심장질환의 5 ~ 7%가 될 정도로 드물지 않다. 이름 그대로 폐동맥과 대동맥이 바꿔서 연결된 질환이다. 즉 전신을 돌아온 정맥혈은 다시 대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순환하고, 폐에서 산소를 공급받은 폐동맥은 다시 폐로 순환하는 2개의 분리된 순환 시스템을 갖게 된다. 따라서 심방 사이 혹은 심실 사이에 구멍이 있거나 폐동맥과 대동맥 사이에 연결이 있어 서로 혈액이 섞이지 않으면 아예 생존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술을 통해 폐동맥과 대동맥을 자른 후 서로 바꿔서 연결한 다음 수술할 때까지 생존이 가능하게 했던 심장 내부의 구멍이나 폐동맥과 대동맥 사이의 연결부위를 막아주면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좌심실은 120/80mmHg의 높은 압력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과정을 통해 근육이 발달하면서 두꺼워진다. 만일 수술이 늦어지면 좌심실이 폐로만 혈액을 보내기 때문에 낮은 압력만 만들어도 충분하다. 따라서 근육이 발달하지 못하면서 수술 후에 대동맥으로 혈액을 충분히 보낼 수 없게 된다. 가능한 한 2주 이내에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늦어도 4주이내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원인으로 동맥혈과 정맥혈이 섞이는 질환이다. 예를 들어 좌심방과 우심방이 구분이 되지 않거나, 좌심실과 우심실이 하나로 되어 있으면 혈액이 서로 섞이게 된다. 이 때 폐동맥이 좁아진 정도가 심하면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청색증이 심해지나 심장은 어느 정도 기능을 하게 된다. 반면에 폐동맥이 정상이면 청색증은 경미하나 심장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져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그 외에도 매우 다양한 종류의 심각한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고 대부분 수술을 해야만 치료가 가능하다. 과거에 총리를 하셨던 김상협씨가 '막힌 곳이 있으면 뚫고, 뚫린 곳은 막아서 정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선천성 심장질환의 치료가 바로 그렇다. 정상적으로 혈액이 흘러가야 할 곳이 막히거나 심하게 좁아져 있으면 혈액이 흘러갈 수 있게 해주고, 정상적으로 혈액이 흐르면 안되는 곳은 막아주는 수술을 함으로써 심장이 정상 기능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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