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탄압' 정부에 분노한 건설 노동자들…건설노조 총파업 투쟁 돌입
'강압수사 의혹' 윤희근 경찰청장 파면 촉구…'건폭몰이' 尹 정권 퇴진 요구도
건설노조, 16~17일 1박2일간 총파업 투쟁…17일 민주노총과 결의대회 예정
전국 건설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 거리로 모여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촉구했다. 정부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한다며 분신한 고(故) 양회동씨를 추모하며 건설노조 수사 총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 파면을 주장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16일 오후 2시부터 '열사정신 계승 전국건설노동조합 총파업대회'를 열고 서울에서 1박2일 총파업 투쟁에 들어갔다.
전국에서 상경한 노동자들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부터 1호선 시청역까지 이어진 거리를 가득 메웠다.
'윤석열 정권 퇴진'이 적힌 남색 몸자보를 입은 노동자 3만여명 은 '열사 정신 계승'이 쓰인 검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검은 아스팔트 거리 위에 앉았다. 서울 낮 기온이 영상 3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에 노동자들의 얼굴마다 땀이 맺혀 있었다.
이들은 '건설노조 정당하다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열사정신 계승하여 건설노조 사수하자' 등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노조탄압을 규탄했다.
건설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유가족에 대한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윤석열 정부의 공식 사과 및 진상규명 △범정부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TF' 해체 △건설노동자 고용개선 법안 처리 △고용개선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 등을 요구했다.
특히 경찰이 정부의 '건폭몰이'에 발맞춰 강압 수사했다며 수사 총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의 파면을 촉구했다.
윤 청장이 '건설현장 200일 특별단속'을 벌이고 성과자 50명을 대상으로 '1계급 특진'까지 약속하면서 경찰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까지 불법인 양 수사했다는 취지다.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건설자본의 민원 해결소, 건설자본의 영업사원인 윤석열 정부의 극악무도한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공갈, 협박, 횡령 등 죄명을 덧씌우면서 노동조합이 피 흘리며 투쟁해 쟁취했던 소중한 성과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장 위원장은 "양회동 열사의 염원인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건설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우리 7만 조합원들과 함께 반드시 만들겠다"고 부연했다.
'건폭몰이'를 주도한 정부가 양씨의 죽음을 책임지라며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건설노조 강원지역본부 이양섭 본부장은 "양회동 열사가 자신을 불꽃으로 만들고 돌아가시면서 차디찬 안치실에 모신 지 벌써 15일이 지났다"며 "양회동 열사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은 단결하고, 행동하고, 교섭하고, 노동3권을 보장하고자 투쟁한 것 뿐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본부장은 "윤석열은 살인자다. (경찰은) 1계급 특진이라는 달콤한 사탕 발림에 지키고 보호해야 할 국민을 공갈범으로 몰아서 한 노동자를 죽게 했다"며 "지켜야 될 국민을 있지도 않은 죄를 씌워서 가족의 품을 떠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보내는 이 나라가 제정신이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분열하지 말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이 정권을 끌어내리고 노동자가 진정한 세상의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당당하게 투쟁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정의당 이정미 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야당 정치인들도 집회 현장을 찾아 건설노동자들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씨는 분신하기 전에 유서를 작성해 가족, 노동조합, 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야당 앞으로 유지를 남긴 바 있다.
이정미 대표는 "정의당 앞으로 보낸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며 그분이 남긴 유지를 가슴에 품고, 우리들에게 남긴 숙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를 찾아왔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먹고살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한 죄, 위험천만한 현장에서 목숨만은 지키면서 일하자고 주장한 죄,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했으니 추가 근로 수당을 달라고 한 죄, 그것이 죄라면 죄입니까"라면서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잘못된 수사를 중단시키고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정책을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노동자들을 향해 외쳤다.
박주민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건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면서 건설노동자들에게 범죄자 프레임을 씌웠다"며 "원희룡 장관도 무법지대 조폭이라는 막말을 쏟아내며 노조 탄압에 가담했고, 경찰은 대규모 특진까지 내세우며 강압적인 수사를 펼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가 양회동 지대장의 죽음이었다"며 "건설현장 불법을 운운하면서 수시로 임금을 체불하고 불법 재하도급을 주는 건설현장 불법에 대해서는 거론조차 안하는 것이 공정이고 상식이냐"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무리한 수사를 중단할 것과 무리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수사 총괄 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시 파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7시 시청역 인근에서 양씨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날(17일) 오후 2시부터는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민주노총과 함께 다시 총파업 투쟁을 진행한다. 집회가 끝나면 숭례문 앞에서 출발해 용산 방면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이틀간 총파업 투쟁 중 내일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함께 하겠다"며 "건설노조를 지키는 것이 민주노총을 지키는 것임을 동지들께 약속 드렸고 끝까지 민주노총이 함께 싸우겠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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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 yangs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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