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 교수 "오염수 1L 마실 수 있다"…일본 정부 믿어라?

조익신 기자 2023. 5. 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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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사선 분야의 전문가인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 1L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본의 자료를 믿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반문하기도 했는데요. 다름 아닌 정부 출연기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마련한 기자간담회 발언이죠. 해당 교수의 과거 이력을 살펴보니, 그동안 꾸준히 '방사능 무해론'을 펼쳐온 인물이었는데요.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정리해 봤습니다.

[기자]

[아소 다로/당시 일본 부총리 (2021년 4월 14일) : 중국이나 한국이 바다에 방출하고 있는 것들보다 (농도가) 낮으니까 마셔도 별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후쿠시마산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생수! 뜬금 없는 식수 드립에, 이름만 같다고 '에비ㅇ'인 줄 아느냐? 비아냥을 들었었죠. 중국 정부가 조롱섞인 '한방'을 먹이기도 했었는데요.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2021년 4월 15일) :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오염수가 깨끗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그들이 오염수를 마시고 밥이나 빨래를 하거나 농사를 지으라.]

당시 일본 정부, 바로 꼬리를 내렸었습니다.

[가토 가쓰노부/당시 일본 관방장관 (2021년 4월 15일) : 마실 수 있느냐 없느냐를 물어보셨는데, (마신다는) 행위 자체로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후쿠시마산 '알프스' 생수 드립! 또다시 등장을 했습니다. 그것도 방사선 분야 권위자인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의 입에서 말입니다.

[웨이드 앨리슨/옥스퍼드대 명예교수 (KBS news / 어제) : 저는 지금 제 앞에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 1리터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습니다. 자연적인 수준의 80% 수준밖에 방사선 수치가 오르지 않습니다. 수백리터도 가능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일본의 자료를 확신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되묻기도 했는데요. 앨리슨 명예교수! 대표적인 방사능 무해론자이자, 원전 찬성론자로 통합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듬해인 지난 2012년, 미국 원자력학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제목은 "오해의 비극, 후쿠시마에 방사능 재앙은 없었다"였는데요. 이른바 '방사능 공포'는 무지의 소치이고, 관련 안전 비용은 불필요한 지출이라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웨이드 앨리슨/옥스퍼드대 명예교수(2012년 6월 / 음성대역) : 우리는 일본 시민이 쓰나미나 지진을 학습하는 것처럼 방사능에 대해 알려주기보다는 과도한 안전 기준을 내세워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을 피해왔습니다. 그동안 사회의 안녕과 이해보다는 두려움에 기반해서 불필요한 직종과 그 성장을 용인해왔죠. 실질적인 이득 없이 원자력 비용이 부풀려지게 한 겁니다.]

지난 2014년, 일본 외국특파원협회 기자간담회에서도 역시나 비슷한 주장을 펼쳤었습니다.

[웨이드 앨리슨/옥스퍼드대 명예교수 (유튜브 'FCCJchanel' / 2014년 12월 4일) : 핵물질에 특별한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핵은 특별히 위험하지 않아요. 화재만큼도 위험하지 않습니다.]

이런 분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1L 원샷 발언의 장을 마련해 준 곳! 다름 아닌 정부 출연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었는데요. 연구원 측은 앨리슨 교수의 개인 의견일 뿐, 연구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 오염수 방류에 일방적인 찬성 의견을 들었으니, 반대 의견도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연구원 측! 계획이 없다, 딱 잘랐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한 과학적 검증! 설마, 방류 찬성 의견만 과학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민주당에선 오염수 방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일부 과학계와 일본 정부의 주장! 그대로 믿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단, 그 아까운 물! 바다에 버리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처리되면 마실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 이런 주장을 일본이 내세우고 있습니다. 마실 수 있을 만큼 안전하면 식수로 사용하면 됩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C '여의도 초대석' / 어제) : 핵 폐수가 안전하다고 하면 왜 파이프로 길게 뽑아가지고 멀리 방류를 하냐. 그렇게 안전하면 일본 내에서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를 쓰지, 왜 버리냐…]

앨리슨 교수는 우리 시찰단에 일본 정부를 믿으라는 조언도 했죠. 우리 정부야말로, 일본의 조치를 믿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시찰단! 믿음의 조건으로 이 3가지 사항은 꼭 확인해봐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원전 오염수의 '보관-정화-방류'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송상근/해양수산부 차관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 지난 12일) : 일본의 오염수 정화설비가 제대로 작동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우리 전문가가 일본 방류 현장에 가서 직접 점검을 하고 상황을 완전히 확인까지 하게 되면 종합적인 검토와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런 저런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알프스는 아직 가동을 하지 않아 공개가 어렵다고 하죠? 방류 시설도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일본과 최종 협의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일본이 전향적으로 전면 공개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앞서, 일본 측은 시찰단과 관련한 정부간 협의를 '설명회'라고 이름 붙였죠. '실무회의'라고 표현한 우리 정부와는 온도차가 컸습니다. 더욱이 전례도 있는데요. 지난해 비슷한 시찰단을 파견했던 대만도 '견학'만 하고 돌아갔습니다.

[장정욱/마쓰야마대학 교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작년 3월에 대만에서 비슷한 시찰단에 왔습니다만 그때도 일방적인 설명회 수준에서 끝났습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지를 보고 나서는 도쿄에서 전문가들과 토론을 하고 그리고 일부 시뮬레이션 시설을 견학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때문에 나흘간 이뤄질 이번 시찰! 자칫 나들이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C '여의도 초대석' / 어제) : 이것은 관광 가는 거예요. 지금 말씀대로 일본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고 오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가서 검증을 해야 된다 이거죠. 검증을 하지 않고 보고 오면 뭐해요.]

정부도 제대로된 검증이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걸까요? 검증이란 표현 대신 검토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요.

[박구연/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지난 12일) : 이번 시찰 활동의 목적은 해양 방류 과정 전반에 걸쳐 안전성을 검토하기 위함입니다.]

대신 우리 정부의 자체적인 검증에 힘을 쏟는 모습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영향! 따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고 하죠.

[송상근/해양수산부 차관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 지난 12일) : 시뮬레이션 결과가 어떻게 나오냐 하면 방출된 오염수가 4, 5년 후에 우리 쪽에 유입이 되고 10년 후에는 톤당 0.001베크렐 내외가 들어오는 것으로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건 우리 인근 해역에 우리 국내 해역의 평균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입니다. 그래서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국내 연안의 방사능 농도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전 수준과 비슷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여권에선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광우병 사태에 빗대기도 했는데요.

[김행/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지난 12일) : 과학과 이념을 섞지 말자는 거예요. 광우병 사태 때 비슷해요.]

'오염수 괴담'이라는 주장을 하고싶은 듯합니다. 글쎄요. 광우병 사태의 교훈! 또다른 분석도 있죠. 국민과 소통없이 추진한 MB 정부의 일방통행식 통치 방식이 원인이었다는 건데요.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안을 또다시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선 안 되겠죠.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정리합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C '여의도 초대석' / 어제) : 혹자는 이명박 대통령 때 광우병 얘기를 합니다. '아무 문제없지 않냐…' 그런데 그 촛불이, 그 국민의 함성이 소 10개월 미만짜리만 수입하게 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광우병이 없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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