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길동 vs 표다지기… `元의 광폭` 두 시선

이미연 2023. 5. 16. 18: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건설사고 등 현장 챙겨
일각선 총선 겨냥 '오버' 비판도
지난 10일 오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창동역 주민간담회에 참석한 뒤 서울 도봉구 창동역에 방문해 브리핑 받고 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주차장 붕괴 현장을 찾은 원 장관. 사진 연합뉴스

원희룡(사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초 인천 서구 검단 AA13-2블록 아파트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현장을 찾았다. 이틀 뒤에는 서울 마포구 신촌에서 원룸 관리비 문제를 공론화했다. 경기 성남 분당을 걸으며 1기신도시 재건축 민심을 달랜데 이어, 한국을 방문한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을 만나 '제2의 중동붐' 열매를 맺겠다는 열의를 표출했다.

다음 현안은 GTX C노선. 창동역으로 달려가 지하화와 연내 착공을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란 말도 강조했다. 그 전날에는 "새벽기차로 2시간을 달려 강릉에 도착했다"며 강원 바이오 국가산단 관련 현안회의에 참석했다.

틈틈히 건설현장 정상화를 위한 민당정 협의회와 전세사기 특별법 관련 준비사항도 챙겼다. 여기까지가 5월 초부터 중순까지의 원 장관의 스케쥴이다. 주말에도 원 장관의 일정은 빡빡하게 돌아간다.

장관급의 이런 '왕성한' 이동량과 현안 대처 속도는 타 부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부동산면은 물론 사회면, 정치면 등 여러 신문 지면에서 등장한다. 원 장관의 페이스북 역시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로 빼곡하다. 일각에서는 "원길동(원희룡+홍길동)을 넘어 '프로참견러' 같다"는 칭찬(?)도 나온다.

이렇게 바쁘게 지내온 원 장관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자체적으로 1년 간을 되돌아봤다는 원 장관은 16일 기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앉았다. 그는 "현재 진행형인 전세사기, 역전세로 인한 임대시장에서의 주거 약자나 국민들의 불안과 고통, 이 부분을 좀 더 줄일 수 있지 않았나는 고민에 제일 마음이 무겁다"고 취임 1년 소회를 밝혔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 보고했다는 부동산 시장 현안과 관련해서는 "매매시장은 아직 국지적이고, 앞으로의 금융상황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에 부분적인 요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연초에 걱정했던 경착륙 우려는 해소된 걸로 본다"며 "부동산 가격의 상승 반전까지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모든 부처의 공통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미분양 증가 추세와 관련, 지금은 예측과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원 장관은 "미분양이 9만선까지 가다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9000호선에서 멈춰 있는데, 몇개월 내 갑자기 늘어날 만한 지표는 전혀 없다"며 "미분양 해소를 위한 정부 개입은 하지 않을 것. 분양가를 낮추거나 등록임대로 전환하는 (건설사의) 자구노력이 우선이 돼야 하며, 이를 통해 미분양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날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지적한 대형건설사 부실 공사와 관련 질문도 나왔다. 원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GS건설이 건설현장 83개소를 자체점검할 예정이다. 그러나 설계와는 달리 철근을 빼먹으며 부실공사를 한 GS건설의 점검결과를 믿을 수는 없다"며 "어떤 건설사건 국민의 안전을 소홀히 할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확실한 메세지를 던지겠다"고 공개 비판했다. 원 장관은 "GS건설의 경우 위례에서도, 지난번 서울역 근처에서도 문제가 나왔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입장 바꿔놓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경영적 요인으로 비용을 지나치게 조여서인지, '1등 브랜드'라는 자만감 속에서 세상을 쉽게 생각해서인지, 현장에 넘어가는 몫은 불법 하도급 문제가 있는지 등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보려고 한다"고 다양한 측면에서의 문제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런 원 장관의 광폭 행보에 응원군이 적지않다. 하지만 총선 대비 행보가 아니냐는 날선 시각도 공존하고 있다. 전국을 활보하고,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지만 결국 '표심다지기'아니냐는 시각이다. 내년 '22대 총선' 차출론에는 그의 이름이 단골로 등장한다. 올해 초 서울 동작구로 이사한 것과 관련 곧바로 '총선 대비가 아니냐'는 비판이 먼저 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만 오는 6월 윤 정부의 개각 명단에는 원 장관의 이름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높다. 원 장관은 "저보고 언제 그만두냐 질문하지 말아달라.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그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