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 잡는 PA간호사 전국 1만명… 준법 투쟁 땐 수술 차질 [尹, 간호법 거부권]

송민섭 2023. 5. 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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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 행사 직후 "업무 외 의료활동을 하지 않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간호사의 대표적인 업무 외 의료활동이 '진료 지원', '의사 보조'로 불리는 'Physician Assistant(PA)' 업무다.

현행 의료법상 불법이지만 진료의사 부족으로 환자 치료에 차질을 빚는 중·대형 병원에서 공공연하게 간호사에게 PA 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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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 추가 대응 촉각
외과·흉부외과 등 의사 부족에
중·대형병원서 불법 의료행위
정부, 합법화 추진 갈등 조짐에
“연내 업무규정·지원대책 수립”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 행사 직후 “업무 외 의료활동을 하지 않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간호사의 대표적인 업무 외 의료활동이 ‘진료 지원’, ‘의사 보조’로 불리는 ‘Physician Assistant(PA)’ 업무다.
대한간호협회 김영경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간호법 공포 촉구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연합뉴스
PA 간호사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고유 업무인 진료나 시술, 수술 보조, 처방 등을 대신한다. 현행 의료법상 불법이지만 진료의사 부족으로 환자 치료에 차질을 빚는 중·대형 병원에서 공공연하게 간호사에게 PA 업무를 맡기는 경우도 있다.

PA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하지만 지난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이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PA 간호사는 1091명에 달한다. 사립대병원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료노조)이 지난해 각 병원 지부를 통해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7개 사립대병원의 경우 평균 92명의 PA 간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전국 종합병원으로 확대하면 1만명은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의료노조 추산이다.

PA 간호사가 이렇게 급증한 것은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동결돼 온 의대 정원과 2010년 전후해 급증한 인구 1000명당 병상수(2010년 6.41병상→2020년 7.22병상), 의사들의 필수 의료 분야 기피 현상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다.

이들 PA 간호사들이 일제히 준법 투쟁에 나선다면 당장 중·대형 병원에서 외과·흉부외과·비뇨기과 등 소위 ‘기피 과목’에서 ‘수술 차질’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노조는 지난 11일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국회토론회’에서 간호사의 28.9%가 의사를 대신해 ‘수술, 시술 등 환자 동의서를 받는다’, 43.5%가 ‘처방한다’, 44.9%가 ‘시술, 드레싱을 한다’는 내용의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물론 이들 ‘유령 간호사’를 미국과 영국 등처럼 PA 직역을 만들어 합법화하자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나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의 반발이 만만찮다. 특히 레지던트로 구성된 대전협은 간호법안 관련 최근 성명에서 “의사가 해야 할 일은 원내 추가 채용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앞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종용할 경우 법적 대응, 공론화 등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는 PA 간호사 합법화 대신 현행 의료법 체계 내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규정하는 관리 체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간호법안 등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결과 브리핑에서 “진료지원간호사들의 법적인 지위나 역할이 지금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법적인 안정성 문제를 느끼고 있다는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연말까지는 PA 간호사에 대한 지원 대책과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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