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함흥냉면보다 평양냉면이 더 비싸진 이유…러시아-우크라 전쟁 여파?

KBS 2023. 5. 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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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쌀떡이냐 밀떡이냐.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여기에다 여름이 되면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함흥냉면이냐 평양냉면이냐.

[KBS '옥란면옥'/北노래 ‘평양냉면 제일이야 : "냉면 냉면 평양냉면. 천하제일 진미로세."]

냉면의 원조 격인 평양냉면은 국수에 메밀을 많이 넣어서 면발이 거칠고 굵습니다.

그 맛을 기막히게 표현한 사람이 바로 평안북도 정주 출신의 시인 백석입니다.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그것이 평양냉면의 진수라고 말이죠.

밋밋해 보이는 맛 때문에 오히려 '배우고 익혀야 알게 되는 음식'이란 멋진 표현도 나왔습니다.

[최호섭 '세월이 가면' :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가도 냉면 맛은 그대로인데 가격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 집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렸습니다.

봉피양은 지난 3월부터 평양냉면 한 그릇 가격을 만5000원에서 만6000원으로 올렸고, 서울 을밀대도 물냉면과 비빔냉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했습니다.

회냉면은 1만8000원이나 한다고 하니, 냉면 값 2만원 시대도 머잖아 보입니다.

유독 평양냉면 값이 크게 올랐는데요, 주재료인 메밀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의 여파로 올해 수입 메밀의 도매가격은 kg당 4677원!

2004년 이래 가장 높습니다.

2020년만 해도 kg당 2950원 선이었는데요.

그런가하면, 냉면 육수를 우려내는데 쓰이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도매가도 올랐습니다.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옥류관 수석 요리사가 직접 면을 뽑아 만든 평양냉면을 소개했는데요,

수수하고 슴슴한 평양냉면에 익숙하지 않던 젊은 세대들도 평양냉면의 맛에 빠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미국에서 자라나 평양냉면 맛을 모르다 최근에서야 좋아하게 됐다는 가수 존 박은 스스로를 '냉면꼰대'라고 칭할 정도입니다.

평양냉면 맛집만 찾아다니며 이른바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완냉족' 또, '무슨무슨옥'으로 끝나는 냉면집만 골라 찾는다는 ‘옥동자’같은 유행어도 등장했습니다.

지난 2018년 남북 회담 당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서는 북한의 한 고위 인사가 느닷없이 던진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요.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올 여름 평양냉면 먹을 때 치솟은 냉면 값 때문에 목구멍으로 술술 넘기기는 어려워지는 게 아닐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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