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만원 소득 가구도 무이자… 민주 ‘학자금 대출법’도 단독처리

교육위 전체회의서 의결 강행
육아휴직·실직 때도 이자 면제
與 “형평성 어긋나” 표결 불참

더불어민주당이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 소속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이날 “가능한 한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했지만 헌법에는 다수결의 원칙이 정해져 있다”며 의결을 강행했다. 국민의힘 교육위원들은 “어려운 계층에게 먼저 지원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다”며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선심성 공약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이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야당 단독 처리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은 학자금을 빌린 대학생이 졸업 후 소득이 생기면 원리금을 갚게 하는 제도다. 현행대로라면 원리금 상환 전에도 이자가 붙는다. 그렇지만 야당이 이날 단독 처리한 개정안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일정한 소득을 얻는 등 상환을 시작하기 전 기간의 이자는 면제하도록 했다. 원리금 상환을 시작했더라도 육아휴직·실직·폐업 등으로 소득이 사라진다면 해당 기간에 붙는 이자도 면제한다. 민주당은 코로나19 탓에 소득이 끊긴 청년을 지원해야 한다며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교육위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이 있는 만큼 형평성에 어긋나고 △지나친 정략적 접근인 데다 △법 개정 상황에 절차적 하자도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여당일 때 처리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가 야당이 되니 갑자기 민생 법안이 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당시 탈당, 안건조정위원회 절차를 무력화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의원은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000만원 이상 가구까지도 지원하는 안이라며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 차원에서 전체회의에 모두 불참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영호 의원은 “실직과 소득 감소 탓에 대출이자 상환을 중단하는 청년이 2017년 4만7000여명에서 2021년 9만8000여명으로 늘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월 1만원 이자를 지원하는 것이 과연 포퓰리즘 정책인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회의 답변에서 “그동안의 심의 과정에서 일관되게 미진학 고졸자, 소상공인 대출과의 형평성 문제, 과도한 추가 대출 유발 등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통과된 것에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현우·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