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행사·전 정권 비판' 집권 2년차 시작…협치는 어디에?
윤 대통령이 오늘(16일)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서 벌써 2번째 거부권이죠. 그런데 오늘 재의 요구권을 의결한 국무회의에서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은, 지난주에 이어서 또 나온 전 정권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역시나 야당 주도의 법안 처리를 계속 이어 나갈 뜻도 내비치고 있습니다. 여야간의 협치, 멀어 보이는 상황인데요.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타협은 없다? > 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국무회의, 매주 화요일 열립니다. 그런데 1주일 사이에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지난주 화요일에는 취임 1년차 마지막 회의였다면, 오늘은 취임 2년차 첫 회의라는 점입니다. 마침 오늘은 간호법 거부권이 이슈였죠. 민주당은 국무회의에 앞서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부디 집권 2년을 시작하는 첫 결정이 거부권 행사는 아니기를 바랍니다. 지금 윤석열 정권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국정운영을 위한 새 동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거부권 행사 여부는 국정운영 기조를 국민 통합으로 전환할지, 아니면 국민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갈 것인지 판단하는 가늠자입니다.]
"부디 아니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윤 대통령의 2년차 첫 국무회의는 결국 '2호 거부권' 행사로 이어졌습니다. 간호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유로는 '국민 건강'을 강조했습니다.
[제20회 국무회의 : 국민건강은 다양한 의료 전문 직역의 협업에 의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간호법안은 이와 같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즉 재의 요구안을 의결한 뒤에 재가까지 속전속결로 마쳤는데요. 간호법을 다시 넘겨 받은 여야 반응은 들어가서 살펴보도록 하고요.
오늘 국무회의, 저 울 체커는 사실 허를 찔린 측면이 있었습니다. 간호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8문장이 전부였습니다. 윤 대통령이 그보다도 더 시간을 들인 부분은 집권 1년차 성과를 기반으로 한 2년차 다짐이었는데요. 그런데 이야기가 또 전 정권 겨누기로 흘러갑니다.
[제20회 국무회의 : 지난 정부에서 국가채무가 5년 만에 400조원이 증가하여 총 10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방만한 지출로 감내할 수 없는 빚을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약탈입니다.]
특히 문재인 정권의 정책들, '정치적'이었다는 표현을 계속 쓰면서 "우리는 다르다!" 강조했는데요. 앞서 코로나 방역, '정치 방역' 대 '과학 방역'으로 구도를 짠 것처럼,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진 한전 부실화도 '탈원전' 때문이라면서 역시 '정치' 대 '과학' 구도로 몰고 갔습니다. 복지 정책에도 비슷한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제20회 국무회의 : 과거 정부에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연금개혁을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복지 정책 기조는 정치 복지가 아닌 약자 복지입니다.]
이쯤 되면 집권 2년차를 향한 기대, 벌써 저버린 것은 아닌가 싶은데요.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 어제) : 1년이 지나고 나서는 이제 남 탓, 야당 탓 안 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당원들 모였을 때, 국회의원 집담회 때 전 정부 탓 하지 말라고 의원들한테 훈계하셨잖아요.} 1년이 되고 나서는 이제 안 하시겠죠. 본인 책임으로 국정운영이 되고 있으니까.]
더 큰 문제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격은 곧 민주당을 향한 공격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집권 2년차에도 타협, 협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그 점이 입법부 수장으로서 걱정돼서였을까요.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12일 윤 대통령이 국회 후반기 의장단을 초청해 가진 만찬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단을 만나셔라", 이렇게 제안했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표를 안 만나겠다고 하니, 대안을 제시한 것 같은데요. 윤 대통령은 "좋은 제안"이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놓고는 민주당에서 "타협은 없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제가 상임위원장이라면 저는 불참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엄연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당 원내대표, 상임위원장만 만나겠다 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권 차원의 이지메, 왕따입니까? 그런다고 해서 윤석열 대통령한테 좋을 것이 또 무엇 있겠습니까?]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을 '좁쌀 정권'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는데요. 그렇다고 이렇게 맞서면, 우리 정치가 '좁쌀 정치'밖에 안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 대목입니다. 더욱이 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단독 입법도 이어나가겠다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죠. 지난달 본회의에 직회부 해놓은 방송법이 그렇고요. 오늘 교육위에서는 민주당이 청년 정책으로 추진하는 '학자금 무이자 대출'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습니다. 더욱이 교육위에는 '위장 탈당' 논란에 휩싸였다가 결국 민주당으로 복당한 민형배 의원이 있어서 더욱 시끄러웠는데요.
[이태규/국민의힘 의원 : 무소속 민형배 위원이 다시 교육위로 오셔서 법사위 검수완박법 안건조정의 똑같은 모델과 과정을 거쳐서 법안을 강행처리한 것은 헌재의 결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으로, 절차적으로나 민주적으로나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동용/더불어민주당 의원 : 같은 상임위에 있는 동료 의원의 행적에 대해서,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지속적이고 반복적이고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더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로의 실정을 부각하기 위해서, 이러한 극한 대립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정회원분들 각자의 생각이 있으실 텐데요. 저는 약 1년 2개월 전 '승자의 여유'를 보여줬던,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말로 첫 번째 픽 마무리하겠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 당선인 (지난해 3월 10일) :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습니다.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겠습니다.]
두 번째 픽, < 외부 점검 NO? > 입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뒤숭숭한 곳은 또 있습니다. 중앙선관위입니다. 선거 준비에 전념해야 할 시기에, 우선 해결하고 지나가야 할 현안이 생겼습니다. 바로 국정원이 선관위 측에 북한의 해킹 공격 사실을 7차례 통보하면서 보안 점검을 받으라고 권고했는데요. 선관위가 이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진 것입니다.
[박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 우리 위원회는 지난 1월 27일 행정안전부로부터 해외 사이버공격 사례와 관련하여 희망하는 헌법기관을 대상으로 보안 컨설팅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수신한 바 있고, 국정원과 보안점검 협의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 구두 협의 과정에서는 북한 해킹 공격과 관련한 사안임을 고지받지 못했고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오해 발생 우려 등을 고려하여 국정원의 보안 컨설팅을 지원받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보도 이후 선관위와 국정원 사이에 통보 여부를 두고 '진실게임' 양상을 띄기도 했지만요.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해킹 내역까지 국회에 공개했습니다. 따라서 오늘 현안질의에서 선관위가 외부 보안 점검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여전히 똑 떨어지는 답변은 아니었습니다.
[장제원/국회 행정안전위원장 : 총장, 6쪽에 정보통신기반 보호법 제7조에 따라 정보보호기관의 기술적 지원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말이 무슨 말이죠?]
[박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 관련법 7조에 보면 관리기관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런 내용들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그런 규정들이 들어있습니다. {국정원의 보안 컨설팅을 받겠다는 이야기입니까?} 네,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요.]
민주당은 반대로, 그동안의 사이버 공격에는 일언반구도 없다가 왜 하필 총선을 1년 앞두고 해킹 사실을 통보하면서 보안 점검을 받으라고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선관위에 힘을 보탰는데요.
[이형석/더불어민주당 의원 : 왜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행안부가 이런 보안 컨설팅을 지원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을까? 대단히 궁금하고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뭔가 의도를 갖고 중앙선관위,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원을 흔들려는 그런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이 과정에서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이성만 의원, 민주당 의원들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항변하다가 장제원 위원장과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성만/무소속 의원 : {제가 지금까지…} 우리 기다리는 데 지쳐요. 뭘 말을 하지 마!]
[장제원/국회 행정안전위원장 : 아직까지 소리 지를 힘이 남으셨네요. 아직까지 손가락질하고, 아직도 그런 힘이 남으셨네요. 참 부끄러운 줄 아세요.]
[이성만/무소속 의원 : 부끄러운 줄 알아?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아세요!} 부끄러운 줄 알아? 부끄러운 줄 알아? 부끄러운 줄 아세요?]
"왼쪽으로 옮긴 것", 무소속이 돼서 자리를 옮겼다는 이야기로 아픈 구석을 후벼판 것인데요. 씁쓸하지만 첫 번째 픽과 마찬가지로, 총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앞으로 더 자주 목격하게 될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여야 싸움과는 별개로, 선관위도 총선을 앞두고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외부 도움을 받아서라도 잘 해결해둬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대선 '소쿠리 투표'의 아픈 기억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다음 픽은 < "2년은 해야" > 입니다. G7 정상회의 이후 개각설, 솔솔 나오고 있었죠. 뉴스픽에서도 전해드렸는데요. 윤 대통령이 어제 관련 보도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한번 일을 시켰으면 2년은 지켜봐야 한다"면서 사실상 일축했습니다. 3대 개혁 등 중장기 과제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요. 바꿀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말도 여권에서 나옵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얼마 전까지 대통령실에서 몇몇 국민의힘 지도자급 인사들에게 장관직을 제의한 것 같아요, 총선 불출마를 전제로. 대부분의 의원들이 '아니요, 저 출마할래요'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이제 하려고는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랬는데 적당한 대상자를 지금 선정을 하지 못한 것 같고…]
네 번째 픽은 < "기다립니다" > 입니다. 우크라이나 영부인인 젤렌스카 여사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언제나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 부부를 초청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실제 방문한다면 "우리 싸움에 대한 지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무기 지원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윤 대통령, 오늘 오후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했는데요. 젤렌스카 여사는 실제 이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확대를 부탁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서 지원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픽, < 벌써 초여름 > 으로 가봅니다. 정회원님들, 오늘 반팔 입고 다니셨죠? 오늘 낮 서울은 31.2도, 강릉은 35.5도까지 올라가는 등 초여름 날씨를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는 '슈퍼 엘니뇨'가 7년 만에 찾아오면서, 이번 여름 역대급 더위가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비도 역대급으로 오는 것 아니냐면서, 지금 보시는 '오는 7월에 사흘 빼고 한달 가까이 비가 다 온다'는 한 IT 업체 제공 비 예보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청과 전문가 모두 이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함유근/전남대 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날씨 예측 시스템이) 완전히 이렇게 개발이 돼서 하는 게 아니고 계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과정에서 그런 것들을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나타나기는 어렵다, 그냥 비가 많이 올 가능성이 있다, 그 정도로 이해를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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