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e & Prosperity’ 1983년 중공여객기 불시착 사건···중국 측 문서에 ‘대한민국’ 표기
16일 아리랑TV 시사 프로그램 ‘Peace & Prosperity’(앵커 봉영식, 김목연) 203회는 1983년 벌어진 중공기 불시착 사건 당시를 돌아봤다.
1983년 5월 5일 어린이날, 오후의 평화로운 정적을 깨고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6.25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중공 국적의 항공기 한 대가 대한민국 영공으로 날아든 것이다. 첨예했던 동서 냉전의 한복판에서, 그것도 6.25전쟁 이후 북한과 혈맹을 맺고 있던 중공 국적 항공기가 대한민국 땅에 착륙했다는 사실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었다. 한중 간 수교도, 교류도 없었던 상황에서 양국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갔을까?
문제의 항공기는 승객과 승무원 100여 명을 태우고, 중국 선양에서 상하이로 향하던 중 공중 납치된 민항기였다. 중공 민항기 불시착 소식이 날아든 청와대와 외교부는 발칵 뒤집혔다. 당시 외교부 동북아 1과장을 지냈던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은 인터뷰를 통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석우 차관은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라 휴일이었지만, 6월 일본과 무역 회담을 앞두고 근무 중에 일본 대사관의 전화가 왔다”며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여객기 안에 일본 승객도 있으니 조치를 취해달라는 연락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긴급 사태여서 급히 정부 전체에 소식을 알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중국이 사건 발생 후 민항국장 명의로 한국에 ‘대한민국’이라는 정식 국호를 표기해 전문을 보냈다는 사실이다. ‘교섭대표단을 태운 특별기를 보낼 테니 착륙 허가를 내달라’며 당국 간 교섭을 요청한 것이다. 사건 이틀 만인 5월 7일 교섭 대표단 33명을 태운 중국민항기가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김석우 전 차관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가능하면 승객들을 워커힐 호텔에 머물게 했다”며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라 외부 정보 유입이 어려웠던 탓에, 한국 사회에 대해 잘 모르거나 가난한 국가라고 선동했을 것이라 판단했고, 한국 사회가 어떤지 직접 보게 한 뒤 중국에 가서 진실을 전파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중 대표단은 6차례 걸친 회담 끝에 중국 승객과 승무원들을 중국으로 돌려보내는 데 합의했다. 항공기 납치와 관련된 6명은 국제협약과 관리에 따라 우리나라 사법절차로 처리하기로 하고, 사건 발생 5일 만인 5월 10일 합의 내용을 각서로 작성해 교환했다.
김 전 차관은 인터뷰에서 “당시 한중 간 국교 관계는 없었지만,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면 국제 규범을 따르기로 결정했다”며, “사건 이후 1983년 6월 29일에 한국 외무장관이 북방정책을 선언했고, 이후 양국 관계가 빠르게 국교 정상화의 길로 나아갔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6.25 이후 한중 대화의 물꼬를 튼 뜻밖의 사건이 ‘Peace & Prosperity’에서 잘 조명됐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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