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벌 위협하는 치명적 농약 사용 중단하라"

김해인 2023. 5. 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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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가 서울시를 향해 "벌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농약 사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환경연합은 1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꿀벌과 야생벌 보호계획을 수립하고 벌 친화도시 로드맵을 수립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윤미향 의원이 지난달 시에서 제출받은 관할 공공녹지 일대 방제계획에 따르면 시가 꿀벌에 치명적인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을 발주하고 사용한 내역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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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 기자회견 "부실한 독성 기준 방패삼아 현실 외면"
서울시 "해당 성분 사용 지양, 시범관리 추진"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1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벌을 위협하는 치명적 농약 사용을 중단하라"며 "꿀벌과 야생벌 보호계획을 수립하고 벌 친화도시 로드맵을 수립하라"고 밝혔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환경단체가 서울시를 향해 "벌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농약 사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환경연합은 1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꿀벌과 야생벌 보호계획을 수립하고 벌 친화도시 로드맵을 수립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시는 전국 최초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 사용을 금지하고 꿀벌에 독성이 있는 농약에 대해 대체농약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그러나 윤미향 의원이 지난달 시에서 제출받은 관할 공공녹지 일대 방제계획에 따르면 시가 꿀벌에 치명적인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을 발주하고 사용한 내역이 포함됐다. 구별로는 종로구가 500ℓ를 발주해 가장 많았고 영등포구가 59ℓ로 뒤를 이었다.

서울환경연합은 "시는 자치구에서 대거 도입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디노테퓨란이 포함된 농약 제품이 작물보호제 지침서상 꿀벌 독성이 없다고 해명했다"며 "하지만 이는 농약독성 안전규제의 문턱이 낮은 정부의 기준을 방패삼아 외면하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작년에 이어 꿀벌이 다시 대규모로 사라졌다"며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양봉농가에서 키우던 꿀벌 중 56.3%, 약 208억 마리가 자취를 감추거나 폐사했다"고 지적했다.

최진우 생태도시전문위원은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단순히 기후변화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살충제 남용,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농약이 과거 친환경 농약으로 알려졌지만 지속적·장기적인 독성효과로 꿀벌과 야생벌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미국·유럽에서는 규제하는데 비해 우리는 여전히 법적 규제가 미흡한 상황"이라며 "꿀벌이 사라지면 여러 과수농가 피해가 이어지고 열매결실에 어려움이 커져 농산물 생산단가가 상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적극적으로 야생벌을 보호할 수 있는 녹지대책과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보호계획을 수립해 도시에서도 꿀벌과 야생벌이 함께 살아가는 로드맵을 수립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환경연합 회원들이 1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벌을 위협하는 치명적 농약 사용을 중단하라"며 "꿀벌과 야생벌 보호계획을 수립하고 벌 친화도시 로드맵을 수립하라"고 밝혔다. /뉴시스

시는 이날, 지난해 수립한 서울시 산림병해충 농약 사용 기준을 잘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현장점검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자체 사전점검을 시행 중이고, 다음달부터 방제현장에서 기준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준 마련 후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약제 중 꿀벌 독성이 표기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고, 앞으로는 모든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 사용을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길동생태공원과 서울창포원을 무농약·친환경방제 공원으로 시범 관리하며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남산공원도 올 봄부터 유기농업자재를 활용한 방제를 시행하고, 다른 공원에서도 최대한 물리적 방제를 추진 중이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기후환경 변화 등으로 돌발·외래 병해충이 증가해 무농약·친환경방제가 쉽지는 않다"며 "어렵게 첫 발을 내딛은 만큼 사람과 동식물을 비롯한 도시생태계의 안전한 환경을 위해 앞으로도 무농약 방제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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